[ 이상은 기자 ] 글로벌 기업의 조세 회피를 막기 위해 각국 정부가 과세제도를 강화하고 있다. 기업이 ‘세금 폭탄’을 맞아 수익이 급감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상장기업이 제출한 지난해 결산보고서를 확인한 결과 세금이 급증할 가능성을 경고한 보고서의 수(136개)가 전년 대비 두 배로 늘었다고 28일 보도했다. 링크트인, 야후, EMC, 샌디스크 등 정보기술(IT) 회사 비중이 20%로 높은 편이었고, 제약사와 보험사도 많았다. 신발회사 크록스, 하얏트호텔, 경매회사 소더비 등 일반 상품 및 서비스회사나 블랙스톤과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칼라일 등 사모펀드(PEF) 등도 포함됐다.
주요 20개국(G20)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공동으로 올해부터 글로벌 기업의 국가 간 소득 이전을 통한 세원 잠식(BEPS)을 막기 위한 행동지침을 단계적으로 시행하기로 한 것이 첫째 원인이다. 다국적 연합군의 세금폭탄인 셈이다. BEPS를 통해 기업 정보를 공유하면 각국 정부는 과세 근거를 갖게 되고, 기업은 주요 사업장에서 세금을 피하기가 훨씬 까다로워진다.
개별정부 차원의 과세도 있다. 영국 정부는 지난달 이자를 비용으로 처리하는 조건을 더 까다롭게 만들었는데, 이로 인해 영국 소재 법인의 이익 감소폭은 올해만 10억파운드(약 1조65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지난해 일명 ‘구글세(우회이익세)’를 도입한 영국 정부는 기업을 압박해 앞으로 90억파운드(약 14조8500억원)의 세금을 더 걷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프랑스도 만만치 않다. 미국 온라인 여행정보회사 프라이스라인은 계열사 부킹닷컴이 프랑스에 고정 사업장을 두고 있어 3억5600만유로의 벌금과 이자를 물어야 한다는 프랑스 세무당국의 지적을 받았다고 밝혔다. 프랑스 정부는 구글과 페이스북도 압박하고 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한경닷컴 바로가기] [스내커] [한경+ 구독신청]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경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