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 후반 필자가 살던 동네엔 하루에 신문이 단 2부만 들어왔다. 아버지는 매일 저녁 마을 어르신들이 읽고 난 신문을 가져다주셨다. 주머니 속 쌈짓돈처럼 꼬깃꼬깃 접힌 신문엔 아버지의 정성이 묻어 있었다.
당시 11세이던 필자에겐 스포츠와 만화가 주된 관심사였다. 이후 경제 사회 문화 등 이해하기 어렵던 분야도 계속 읽다보니 점차 재미를 붙이게 됐다. 보는 재미가 더해질수록 세상을 보는 깊이도 달라졌다. 세상 이야기의 축소판인 신문을 통해 사회의 전반적인 흐름도 눈에 들어왔다. 아버지의 정성으로 시작된 신문 읽기는 필자에게 혜안을 주는 든든한 밑거름이 됐다.
시간이 흘러 세상은 인터넷과 스마트폰 시대로 변했다. 인터넷에 무료기사가 넘쳐나고, 클릭만 하면 언제든 보고 싶은 기사를 찾을 수 있게 되면서 종이신문을 읽는 사람이 갈수록 줄고 있다.
하지만 매일 신문을 읽으면 단편적 정보만이 아니라 꾸준히 흐름을 읽어낼 수 있다. 스마트폰 화면 속 글보다 종이에 적힌 글을 읽었을 때 이해와 기억, 응용 능력이 더 올라간다고 한다.
신문 읽기는 학생들에게도 도움이 된다. 신문 읽기가 논리력과 통찰력을 키우고, 악藍岵?사고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나아가 꾸준한 신문 읽기는 머릿속에 빅데이터를 축적시켜 사회를 보는 시각을 정확하게 하고, 미래예측 능력을 높여 개인의 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과거 TV가 발명됐을 때 라디오의 종말이 곧 다가올 것이라고 했지만, 그 예상은 틀렸다. 라디오가 지닌 고유한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신문도 마찬가지다. 한정된 지면에 그날 일어난 수많은 이슈가 전문가들의 손을 거쳐 중요도에 따라 치열하게 배치된다. 그 때문에 신문을 넘기면서 전체적인 헤드라인만 봐도 매일 주요 쟁점과 사회 흐름을 이해할 수 있다. 인터넷이나 영상매체에선 찾을 수 없는 이런 특유의 매력과 장점이 있기에 신문은 계속해서 사랑받을 것이다. 경제인과 정치인 등 이 시대의 오피니언 리더들이 신문을 읽는 이유다.
빅데이터 시대에 ‘제2의 이세돌’을 위해서라도 신문 읽기를 아이들에게 권유하면 어떨까. 신문과 함께한 50년, 오늘도 신문을 펼치면서 하루를 시작한다. 신문에서 풍기는 옅은 잉크 향과 신문 넘기는 소리에 더욱 정감이 간다.
박성택 < 중소기업중앙회장 sgtkpk@kbiz.or.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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