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분유사 브랜드 3개로 줄여라"…대륙서 잘 나가던 한국업체 비상

입력 2016-03-30 18:21  

중국 정부 신관리규정 추진

한국업체 주력 브랜드외 평균 7~8개 PB상품 생산
일부 브랜드 퇴출 불가피



[ 베이징=김동윤 / 강진규 기자 ] 중국이 분유시장 구조조정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업체별로 시장에 내놓을 수 있는 브랜드 수 및 제품 종류를 대폭 축소한다는 것이 골자다.

이렇게 되면 중국시장에 나와 있는 브랜드의 80% 이상이 퇴출돼 분유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최근 중국 내수시장 공략에 집중하고 있는 국내 분유 제조업체들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30일 중국경제일보 등 중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중국 국가식품의약품감독관리총국은 조만간 ‘분유제품 조제방법 등록관리’에 관한 새로운 규정을 발표할 계획이다. 중국식약국은 작년 9월 분유 관리 규정을 개정하면서 분유 제조업체들이 출시할 수 있는 연령대별 분유 브랜드 수를 5개, 제품 종류는 15개로 제한했다. 조만간 발표될 새로운 규정에는 브랜드 수를 3개, 제품 종류는 9개로 축소하는 내용이 담길 것이라고 중국경제일보는 전했다.

중국 분유시장에는 현재 4000여개의 브랜드가 난립해 있다. 분유 제조업체들이 온라인과 오프라인 유통채널에 특화된 브랜드를 앞다퉈 내놨기 때문이다. 하지만 새 규정이 시행되면 600~800개의 브랜드만 남고 나머지는 모두 시장에서 퇴출될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새 규정은 중국 토종 분유업체뿐 아니라 중국시장에 진출한 해외 분유업체 및 전자상거래 등을 통해 유통되는 수입 분유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따라서 한국 업체들을 비롯한 해외 분유업체들도 새 규정이 시행되면 적잖은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국 분유시장은 2009년 45억5000만달러에서 지난해 200억달러 규모로 커졌다. 2008년 중국에서 발생한 멜라민 분유 파동의 여파로 자국산 제품에 대한 중국 소비자들의 불신이 높아져 전체 분유시장에서 수입 분유가 차지하는 비중은 50%를 넘는다. 한국의 지난해 대(對)중국 분유 수출액은 8726만달러로 전년 대비 28% 급증했다.

한국 분유업체들은 그동안 중국시장에서 주력 브랜드 이외에 현지 유통업체들과 제휴해 업체당 평균 7~8개에 달하는 자체 상표(PB)를 생산해 시장을 공략해왔다. 업체별로 출시할 수 있는 브랜드 수가 3개로 줄어들면 일부 브랜드는 퇴출이 불가피할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강진규 기자 oasis9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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