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13] 여야 경제공약 19대 총선과 비교해보니

입력 2016-03-30 19:02  

새누리 '분배보다 성장'…더민주 '경제민주화' 고수

보수색채 강해진 새누리, 경제민주화 용어 사라져
무상복지 공약 제시 안 해…대기업 규제도 대폭 축소

분배 강조한 더민주, 고교 무상교육 공약 제시
기초연금 인상 등 복지 추가…기존 순환출자 해소도 넣어



[ 유승호 기자 ] 새누리당의 4·13 총선 공약이 4년 전 19대 총선에 비해 분배보다 성장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의 공약은 대기업 규제 강화, 법인세 인상 등 전반적인 기조가 분배를 강조한 4년 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새누리당은 정통 경제관료 출신인 강봉균 공동 선거대책위원장을 영입하면서 보수 색채가 강해진 반면 더민주는 ‘경제민주화’를 강조하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영향으로 여전히 분배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평가다. 19대 총선 땐 경제민주화 열풍 속에 양당 모두 무상복지 등 분배를 강조하는 공약을 많이 내놓았다.


새누리당은 19대 총선 공약집에서 “대한민국의 미래는 경제민주화에서 시작된다”며 경제민주화를 정책의 기본 방향으로 삼았다. 그러나 20대 총선을 앞두고 발표한 공약집에선 경제민주화라는 용어가 사라졌다.

복지 공약은 대폭 축소했다. 새누리당은 19대 총선에서 0~5세 무상보육과 고교 무상교육 등 무상복지 공약을 내놓았다. 하지만 이번엔 고교 무상교육을 단계적으로 시행하겠다는 것 외에 무상복지 공약은 제시하지 않았다.

19대 총선 공약 중 반(反)시장적이라는 지적을 받았던 전·월세 상한제 도입은 이번 총선 공약엔 포함하지 않았다. 대신 빈집을 리모델링해 1~2인 가구용 임대주택을 공급하겠다는 정책을 내놓았다.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이동통신요금 인하 공약도 제외했다.

대기업 규제 공약도 줄였다. 19대 총선에선 골목상권 활성화를 위해 대형 유통업체의 중소도시 진입을 규제하겠다고 했지만 이번엔 전통시장 주차장과 정보통신기술(ICT) 카페 등 편의시설을 확충하겠다고 공약했다. 대형 유통업체에 대한 규제보다 전통시장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대기업에 족쇄를 채워놓고 일자리가 생겨나겠느냐”는 강 위원장의 철학이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더민주는 4년 전과 마찬가지로 경제민주화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19대 총선 공약인 0~5세 무상보육 및 예산 국고 지원과 고교 무상교육을 그대로 들고 나왔다. 육아휴직 급여 확대 공약도 4년 전 그대로다. 여기에 청년 취업활동비, 기초연금 인상 등의 복지 공약을 추가했다. 19대 총선 때 최저임금을 평균 임금의 50% 수준으로 올리겠다고 한 데 이어 최저임금을 시간당 1만원으로 인상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대기업 규제 공약도 비슷하다. 더민주는 19대 총선에서 10대 그룹에 대한 출자총액제한제와 순환출자 금지를 주장한 데 이어 이번에는 기존 순환袖?해소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면적 1만㎡가 넘는 복합쇼핑몰 건축을 규제하겠다는 공약은 4년 전 내놓은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 규제 공약의 연장선에 있다.

휴대폰 기본요금 폐지 등 이동통신요금을 인하하겠다는 공약도 유지했다. 과세표준 500억원 초과 구간에 대해 법인세율을 22%에서 25%로 올리겠다는 공약도 4년 전과 같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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