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12] '나를 뽑아주세요' vs '더더더'…선거판 달구는 로고송 경쟁

입력 2016-03-31 19:32  

새누리, 저작권료 8000만원
더민주, 작곡가 김형석이 무료로



[ 박종필/김기만 기자 ] ‘로고송’은 후보자의 유세 현장 분위기를 장악하는 데 필수 요소다. 선거 때마다 유권자의 귀를 잡아둘 수 있고 중독성 있는 로고송을 선점하기 위한 여야의 경쟁이 펼쳐지는 이유다.

새누리당이 가장 앞에 내세운 로고송은 ‘픽 미(Pick me)’라는 곡으로, 케이블 음악방송 엠넷(Mnet)의 걸그룹 선발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에서 발표됐다. 새누리당 홍보기획본부 측은 “제목부터 ‘나를 뽑아주세요’라는 의미고 반복되는 가사가 유권자에게 후보자 이름을 각인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는 판단에서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각 후보자가 선택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잘살거야’(태진아) ‘비타민’(박학기) ‘뭐라고’(김필·곽진언) ‘올래’(장윤정) ‘다시 힘을 내어라’(박강수) 등을 선정했다. 이장우 대변인은 “이 곡 모두를 선거 기간에 사용하는 데 드는 비용은 총 8000여만원”이라고 말했다. 19대 총선 때보다 5000만원 정도 줄어든 액수다.

더불어민주당은 로고송 제작에 별도 비용을 들이지 않았다. MBC의 음악프로그램 ‘복면가왕’?출연한 바 있는 작곡가 김형석 씨가 더민주에 입당하면서 재능기부 형식으로 무료 작곡을 해줬기 때문이다. 그가 만든 ‘더더더’라는 곡은 “더불어 더불어 민주당 국민과 더불어…더불어 더불어 민주당 국민과 더불어…”라는 가사로 구성돼 단순하고 반복적인 후렴구로 흥을 돋우는 방식이다. 김씨는 지난 19대 총선 당시 문재인 더민주 전 대표의 캠프에서 활동하며 선거송 ‘사람이 웃는다’를 작곡했다. 국민의당은 만화 주제가 ‘로보트 태권 V’의 판권을 구입해 사용 중이다.

각 당이 선거 유세곡 1순위로 꼽은 ‘백세인생’(이애란)은 채택되지 못했다. ‘~라고 전해라’라는 유행어를 낳은 이 곡은 어떤 유세 현장에도 잘 맞는다는 점 때문에 관심을 끌었지만 “특정 정당이 독점해서는 안 된다”는 작곡가 김종완 씨의 뜻에 따라 무산됐다. 김씨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당 구분 없이 후보자 누구든 판권료 120만원이면 사용할 수 있다”며 “이미 20명의 후보자와 계약했다”고 설명했다.

박종필/김기만 기자 j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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