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향기] 숨은 매력 찾아 1박2일…외국인 'K트래블버스'에 반했다

입력 2016-04-03 16:19  

편리한 이동에 통역·숙소까지 제공
관광객들, 아름다운 지방풍경에 감탄



[ 김명상 기자 ] “서울이 한국의 전부라고 생각했는데 지방에도 숨을 못 쉴 만큼 아름다운 풍경이 있어 놀랐습니다. 다른 외국인에게도 케이트래블버스(K-Travel Bus)를 타면 편리하게 한국을 여행할 수 있다고 알리고 싶습니다.”

지난달 25일 운행을 개시한 케이트래블버스를 타고 경남 통영을 찾은 브라질 출신의 유학생 레오나르도 페헤이라 씨(26)의 말이다. 그는 케이트래블버스의 편리한 이동, 친절한 통역, 넓고 편안한 숙소 등에 큰 점수를 매기며 연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케이트래블버스는 서울을 방문한 외국인 여행객이 지방으로 쉽게 이동할 수 있도록 기획한 1박2일 여행상품이다. 지방관광 활성화와 외국인 재방문객을 늘리기 위해 만든 것으로 교통과 숙박, 안내 및 통역까지 한번에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요금은 1인당 150~170달러(약 17만2000원~19만5000원) 수준으로 서비스 대비 가격이 싼 편이다.

케이트래블버스의 첫 운항일인 지난달 25일에는 총 60명의 외국인이 대구, 강원, 전남, 경북, 동남권(부산·울산·경남), 통영 등의 코스로 체험여행을 다녀왔다. 레오나르도 씨를 포함해 터키, 일본, 라오스, 필리핀 등에서 온 10명의 외국인은 경남 통영으로 떠났다.

다국적 외국인관광객은 처음엔 서먹서먹하고 어색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금방 자연스레 어울리기 시작했다. 통영 코스의 첫 행선지 한려수도 조망케이블카를 시작으로 삼도수군통제영, 거북선 모형, 동피랑 벽화마을, 중앙시장 등을 관광하는 동안 외국인들은 왁자하게 떠들며 ‘셀카’를 찍고 즉석에서 메신저로 사진을 주고받는 등 허물없이 교류했다.

첫날 공식 일정을 마친 외국인 관광객들은 통영시청에서 마련한 환영만찬에 참석해 남도의 해산물과 싱싱한 먹거리를 만끽했다. 술과 음료수를 곁들이며 당일 여행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에선 바쁜 일정을 소화하느라 쌓였을 여독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둘째 날 방문지는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촬영지로 유명해진 장사도해상공원. 외국인들은 장사도의 수려한 자연경관과 잘 갖춰진 시설, 미술품, 공연 등을 보며 탄성을 연발했다. 특히 ‘별그대’ 팬들은 촬영 장소를 알리는 안내판 앞에서 포즈를 취하며 기념사진을 찍느라 여념이 없었다. 여행 사진을 SNS에 공유하고 큰 호응을 얻는 이들도 있었다.

한국 드라마 팬이라는 일본인 가도야 가요코 씨(49)는 “실시간으로 페이스북에 통영 여행기와 사진을 올리고 있는데 어떤 게시물에는 ‘좋아요’가 잠깐 사이 50개가 넘었다”고 말했다.

장사도 여행을 마지막으로 1박2일의 일정이 막을 내렸다. 체험을 마친 대부분의 외국인 참가자들은 큰 만족을 나타냈다. 필리핀 출신의 마리아 리넷 씨(25)는 “÷?만족스러운 것은 숙소였는데 넓고 깨끗하고 직원들이 매우 친절했다”며 “다른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 지방 관광을 하고 싶다고 하면 케이트래블버스를 타라고 추천할 것”이라고 말했다.

빡빡한 일정 때문에 관광시간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아쉬움도 있었다. 라오스에서 온 잭 시티폰씨(22)는 “케이트래블버스가 예약이나 숙박, 언어 소통 문제 등을 한꺼번에 해결해줘 만족스럽다. 다음엔 다른 코스도 이용해보고 싶다”며 “하지만 각 명소에서 보낼 수 있는 시간이 좀 짧다고 느꼈는데 여유롭게 구성하면 더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명상 기자 terr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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