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800명 무임승차"…'ITX 청춘'은 공짜열차?

입력 2016-04-03 19:20  

현장 리포트

하루 평균 1만7000명 이용…8개 객차 검표인원은 1명뿐
'무임족' 급증…연 4억 이상 손해
주말엔 자전거족으로 골치…예약 안한 채 막무가내 탑승도



[ 고윤상 기자 ]
“몰랐다고 그러잖아요! 왜 벌금을 매기는 거예요?”

지난 2일 오전 ‘ITX-청춘’ 열차를 타고 주말 나들이에 나선 승객 사이로 고성이 들렸다. 무임승차를 했다가 적발된 한 승객이 단속을 나온 여객전무에게 도리어 호통치는 소리였다. 양현영 여객전무는 “규정상 운임의 10배까지 벌금을 매길 수 있는데 항의가 너무 심해 0.5배만 물리고 있다”며 “무임승차로 인한 승강이 때문에 ITX 열차는 여객전무 사이에서 ‘최악’으로 꼽힌다”고 밝혔다.

서울과 강원도를 오가는 준고속열차 ITX-청춘이 얌체족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 평일에는 통근시간대의 혼잡을 이용한 무임승차자가 넘쳐나고 주말에는 나들이를 떠나는 ‘자전거족’이 사전 예약도 하지 않고 막무가내로 밀고 들어온다.

하루 평균 1만6992명이 이용하는 ITX-청춘 열차는 평일 아침시간이면 통근객으로 가득 찬다. 하지만 8개 객차를 검표하는 인원은 한 명뿐이다. 탑승객이 가장 많은 용산~평내호평 구간을 달리는 40여분 동안 모든 승객을 검표하기는 힘들다. 검표원은 “평일에는 열차당 최소 20명에서 최대 50명까지 무임승차자가 적발된다”며 “이리저리 피해 다니는 사람이 많아 제대로 단속하면 100명 가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단속이 어렵다는 점을 악용해 상습적으로 무임승차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ITX-청춘을 타고 대학을 다니는 20대 승객은 “시내구간은 사실상 공짜 열차이고 청량리~평내호평 구간도 승무원이 타는 객차에서 멀리 떨어진 객차에 타면 걸리지 않는다”고 ‘노하우’를 알려줬다. 양 여객전무는 “지난해 강원지역에 있는 일부 대학 커뮤니티 홈페이지에는 ‘ITX 열차 공짜로 타는 법’이란 글이 올라왔다가 삭제된 적도 있다”고 전했다.

코레일이 ITX-청춘 열차의 무임승차로 입는 손실액은 연간 ITX청춘 수입의 1.47%인 4억6176여만원인 것으로 추정된다. 단속에 걸리지 않은 최대 부정승차 인원 9만6200명(연간)에 ITX청춘 열차 1인 평균 수입인 4800원을 곱한 값이다.

주말이 되면 자전거족까지 나타나 혼란이 커진다. ITX-청춘의 자전거 좌석은 예약제로 열차당 여덟 곳뿐이어서 좌석 잡기가 쉽지 않다. 자전거를 끌고 탑승한 김모씨(60)는 “한 달을 기다리고서야 겨우 예약할 수 있었다”고 했다. 예약이 어렵다보니 무작정 자전거를 들고 올라타려다 쫓겨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코레일 관계자는 “자전거를 가진 승객이 늘어나면 안전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단속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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