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민노총은 사무실 공짜, 한노총은 비례대표 대거 진출

입력 2016-04-04 17:53  

서울시가 민주노총 서울본부에 시 소유 건물을 무상 임대하고 수리를 거쳐 입주할 수 있게 리모델링비용 35억원을 지원한다는 보도다(한경 4월4일자 A1, 4면 참조). 서울시와 민노총은 ‘노동조합에 재정지원을 할 수 있다’는 근로복지기본법 조항 등을 들어 법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세금을 노조 등 특정단체에 지원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일각에선 ‘정부와 지자체의 부당노동행위’라는 비판도 제기한다.

슬그머니 입장을 바꾼 민노총에 눈총이 쏠린다. 민노총은 이전 이명박·오세훈 시장 시절에는 지원을 거부하다가 2011년 박원순 시장 당선 이후부터는 적극적으로 지원을 받는 자세로 돌변했다. 더욱이 이번 지원은 ‘강북 근로자복지관 이전비’라는 알쏭달쏭한 항목을 달고 진행돼 자칫하면 묻힐 뻔했다. 대선주자로 꼽히는 박 시장이다. 정치지향적인 민노총의 현주소를 잘 보여준다.

20대 총선을 앞두고 한국노총 간부들의 정치 권력추구 행태에 비판이 쏟아졌던 게 불과 엊그제다. 내부 규정을 피하려고 사표까지 내면서 새누리당 비례대표에 신청하는 등 5명의 전·현직 간부가 금뱃지?향해 달리고 있다. 2007년 대선 때 한나라당과 정책연대를 한 뒤 공천에서 탈락하자, 더불어민주당으로 갈아타며 금뱃지에 도전하는 이용득 전 위원장 등의 행보와 다를 것도 없다.

노조 단체들은 ‘사회적 약자’를 위한다고 자처하지만 ‘노동 귀족’이라는 새 계급을 만들었을 뿐이라는 비판이 쏟아진다. 여기에 기존 정치권과 결탁해 스스로 정치의 하부구조로 편입하며 타락하고 있다. 양대 노총 중심의 노동시장 구조는 소위 ‘87년 체제’의 산물이다. 한국 민주주의 질서를 새로 짜고 업그레이드한 87년 체제의 성과를 ‘귀족 노동운동가’들이 훼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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