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기업들 전전긍긍
[ 심성미 기자 ]
달러화가 약세로 전환하면서 주요 신흥국 통화가 일제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그중에서도 원화가 유독 강세다.
4일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지난 3월 한 달간 원·달러 환율은 8.15% 떨어졌다(원화 가치 상승). 이날도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146원10전으로 이전 거래일보다 8원10전 하락했다.
지난달 미 달러화 대비 원화가치 오름폭은 주요 아시아 신흥국 통화 가운데 가장 컸다. 같은 기간 원화 다음으로 말레이시아 링깃이 7.97% 올랐고, 뒤를 이어 싱가포르 달러가 4.32% 상승했다. 대만 달러(3.44%), 필리핀 페소(3.16%), 인도 루피(2.94%) 등도 오름세를 보였다.
원화가 유독 강세를 나타낸 데 대해 전문가들은 지난해 말 달러화가 미 기준금리 인상으로 강세를 보일 때 원화가 다른 신흥국 통화에 비해 약세가 두드러진 데 따른 ‘되돌림’ 현상으로 보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 채권 투자 수요가 늘어난 것도 원화의 상대적인 강세 배경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원화의 가파른 오름세는 수출기업들에는 부담 요인이다. 연초 달러 강세를 전망하고 여기에 맞춰 사업계획을 잡아놓은 기업들은 예상과 다른 환율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환율 하락세가 더 이어질지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이대호 현대선물 연구원은 “미국 경기가 아직 견조해 연내 한두 차례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며 “원·달러 환율은 다시 상승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상반기 미 금리 인상 가능성이 낮아 당분간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란 시각도 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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