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주의' 노조 반발 맞서 70여명 전문직군부터 시행
윤종규 KB금융 회장 "조직생산성 더 높여야"
[ 김은정 기자 ] 국민은행이 은행 내 자본시장본부에 증권회사와 비슷한 형태의 성과연봉제를 도입했다. 노동조합 반발로 은행권 성과연봉제 도입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개인별 업무 성과평가가 상대적으로 쉬운 자본시장본부부터 성과평가제를 도입하고 그에 따른 성과급을 지급하겠다는 것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올해부터 모든 직원을 종합직군과 전문직군으로 구분해 운영하는 제도를 확대 적용했다. 파생상품영업부와 트레이딩부, 투자증권운용부 등을 포함한 자본시장본부 소속 직원 70여명은 전문직군으로 분류했다.
이들은 여신·수신·경영관리 등 부서 순환이 가능한 종합직군과 달리 다른 본부로 옮길 수 없는 대신 타 부서에 근무하는 동일 직급의 종합직군에 비해 업무 성과에 따라 최대 30%의 성과급을 추가로 받을 수 있다. 국민은행은 직급별로 일정 기간 영업점 근무를 해야 승진 대상이 되는 인사 규정도 전문직군에는 예외를 적용하기로 했다.
국민은행이 자본시장본부에 개인성과평가제와 성과연봉제를 도입하는 것은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국민은행장의 방침에 따른 것이다. 처음엔 노조는 물론 인사부서까지 일부 부서에 대한 성과연봉제 도입을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윤 회장은 포기하지 않고 추진했다.
윤 회장은 증권회사와 비슷한 업무를 하는 자본시장본부에 다양한 경험보다는 전문성 있는 인재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중은행 중 가장 낮은 직원 1인당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선 적극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KB금융 관계자는 “성과주의가 정착된 유럽계·미국계 은행에서는 국내 은행처럼 집단 성과급이 아닌 직능 또는 직무를 반영한 개별 성과급을 지급하고 있다”며 “직원마다 책임 영역이 명확한 증권회사와 업무 성격이 비슷한 자본시장본부부터 성과 체계를 직무와 성과 중심으로 개편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회장은 올 들어 임직원에게 조직 생산성 향상을 강하게 주문하고 있다. 국민은행의 직원 1인당 생산성은 주요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낮은 편이다. 지난해 국민은행의 순이익을 직원 수로 나눈 직원 1인당 순이익은 약 5300만원으로 가장 높은 신한은행(1억200만원)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금융권에서는 국민은행의 이 같은 시도가 근무 연수가 늘어나면 임금이 자동적으로 오르는 호봉제 대신 직무와 성과에 따라 연봉이 책정되는 성과주의 도입의 신호탄으로 해석하고 있다. 자본시장본부의 개별 성과평가가 성공적으로 안착되면 순차적으로 다른 조직으로까지 성과주의 문화가 확산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노조도 전문직군의 부서 순환 금지를 전제로 강력하게 반발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은행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성과연봉제 도입을 지속적으로 주문하고 있다. 대다수 은행이 시행하고 있는 연공서열식 호봉제로는 은행권 고(高)임금, 저(低)효율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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