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다른 것은 틀린 것이 아니다

입력 2016-04-05 18:10  

박성택 < 중소기업중앙회장 sgtkpk@kbiz.or.kr >


4·13 총선이 1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선거는 국민의 대표를 뽑는 민주주의의 꽃이다. 여당과 야당은 국민의 선택을 받기 위해 국가의 장기 비전을 제시하는 정책대결을 펼친다. 선거가 끝난 뒤엔 경쟁자의 공약을 포용하고, 그게 맞는다면 자신의 생각을 바꿀 줄도 알아야 한다.

선거는 경쟁이고 갈등의 연속이지만, 그 끝은 전 국민의 에너지를 모으는 축제의 장이 돼야 한다. 그러나 한국의 정치 풍토는 상대편을 물고 뜯는 메시지로 가득하다. 이래서는 국민이 정치에 대해 무관심과 환멸만 갖게 될 뿐이다.

우리 국민은 뜨거운 가슴을 가졌다. 무엇이든 마음만 먹으면 일사천리고, 위기 때마다 하나로 뭉쳤다. 외세의 침탈이 있을 땐 어김없이 의병이 일어났고, 외환위기 땐 금 모으기 운동으로 국난을 극복했다. 하지만 차가워야 할 머리도 뜨겁다 보니 상대가 자기와 생각이 다르면 틀렸다고 판단하고 인정하지 않는다. 다른 것을 틀린 것으로 보는 이분법적 사고가 지배한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배타적, 독단적 사고는 갈등과 분열을 야기하고 국가를 쇠락의 길로 몰아넣었다. 우리도 예외는 아니다. 붕당정〈?조선의 패망을 가져왔다. 해방 이후 국론 분열은 한반도를 남북으로 가르고 6·25전쟁까지 겪게 했다.

지금 한국은 변환기에 들어서 있다. 세계경기 침체 속에서 일본과 유럽이 마이너스 기준금리까지 도입하며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애쓰는데 한국 경제는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수출은 15개월 연속 감소했다. 저성장과 저출산, 고령화가 고착화되는 가운데 국민소득은 2만달러대에서 수년째 제자리걸음이다. 치열한 생존경쟁을 벌이고 있는 국민 대다수의 마음은 희망보다 절망에 가깝다.

민주주의의 토대는 소통이다. 생각이 다른 사람을 만나면 틀린 게 아니라 다른 것임을 인정하고, 반기며 들을 일이다. 5월29일이면 임기가 끝나는 19대 국회에서도 여야가 서로 타협하며 경제활성화를 위한 법안을 처리해 유종의 미를 거둬야 한다.

여야 정치권이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진정 열린 마음과 포용하는 태도로 국가와 국민을 우선시할 때 한국의 미래는 밝아질 것이다. 이번 총선에선 이런 정치인이 당선될 수 있도록 국민 모두가 소중한 한 표를 꼭 행사하길 기대한다.

박성택 < 중소기업중앙회장 sgtkpk@kbiz.or.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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