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연속 가격 올리다 위기 맞은 일본 유니클로

입력 2016-04-05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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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다시 내려도 고객 이탈



[ 도쿄=서정환 기자 ] 일본 의류업체 유니클로가 지난달 제품 가격을 내렸지만 고객 이탈이 지속되고 있다. 유니클로의 고속 성장 속에 일본 최대 부자에 오른 야나이 다다시 유니클로 회장(사진)의 ‘마법’이 위기를 맞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5일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패스트리테일링에 따르면 지난 3월 유니클로 일본 기존점 고객 수는 작년 같은 달보다 8.6% 감소해 2개월 연속 줄었다. 지난달 매출도 0.3% 감소하면서 3개월 만에 전년 동기 실적을 밑돌았다. 2월부터 일부 상품 가격을 300~1000엔가량 인하했지만 이미 등 돌린 고객은 돌아오지 않고 있다.

유니클로는 엔화 약세와 원재료 가격 상승을 반영해 2014년(5%)과 지난해(10%) 2년 연속 제품 가격을 올렸다. 야나이 회장은 “품질을 유지하기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설명했지만 일본 국민들 속에 ‘저렴한 좋은 상품’이란 이미지는 금이 가기 시작했다. 소비자가 점차 유니클로를 떠나면서 지난 1년간 일본 내 기존점 고객 수가 전년 실적을 웃돈 것은 석 달에 불과했다. 2015회계연도(2015년 9월~2016년 8월) 1분기(9~11월) 순이익은 480억엔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 급감했다. 1분기 실적이 감소한 건 5년 만이다.

유니클로는 주말 특가 세일을 줄이는 대신 수십개 품목의 가격을 지속적으로 인하하면서 ‘아무 때나 매장을 찾아도 싸다’는 기존 이미지를 재구축하는 쪽으로 가격 정책을 전환했다. 하지만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두 차례 가격 인상으로 희미해진 저가 이미지를 쉽게 회복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유니클로가 가격 인상의 후유증에 시달리는 동안 경쟁 업체인 시마무라는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4일 발표한 2015회계연도(2015년 3월~2016년 2월) 순이익은 3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고, 3월 기존점 매출도 11.8% 늘었다.

도쿄=서정환 특파원 ceose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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