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약에 휘둘리는 기업들] "미래차 사업 결정된 게 없는데…" 곤혹스런 삼성

입력 2016-04-06 18:29  

"자동차 전자장비 진출, 사업성 모색하는 단계일 뿐"
재계 "투자환경 개선 않고 기업 찍어 공약하면 곤란"



[ 김현석 기자 ]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6일 ‘삼성 미래차 사업 광주 유치’ 공약을 발표하자 당사자인 삼성전자는 하루종일 술렁였다. 일언반구 협의도 없이 야당 대표가 일방적으로 투자사업에 대한 선거공약을 내건 탓이다.

자동차 전자장비(전장)는 삼성전자의 신규 사업이다.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전장사업팀을 신설하고 올초 20명 규모의 팀을 발족시켰다. 이 팀은 부품별로 사업성을 검토하고 있는 수준으로 알려졌다. 초기 사업구상 단계로 구체적으로 투자를 결정하거나 집행할 단계조차 아닌 셈이다.

게다가 아이템을 정하고 투자할 단계라고 해도 투자 규모·지역을 결정하는 건 전적으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정치적 셈법으로 하면 성과를 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삼성은 과거 정치적 압력으로 투자했다가 실패한 뼈아픈 기억이 있다. 1995년 자동차사업에 진출할 때 부산에 기반을 둔 김영삼 정부의 압박으로 부산에 공장을 지었다. 당초 땅값이 싼 전북 군산에 공장을 지으려 했던 삼성은 부산의 갯벌 매립지에 1만7000여개의 철근 파일을 박아 공장을 지으면서 생산비 부담이 커졌다. 결국 외환위기를 맞아 출범 5년 만에 삼성자동차 간판을 내려야 했다. 투자에 정치논리가 개입하면 나쁜 결과를 낳는다는 사실을 입증해준 사례다.

삼성은 김 대표의 공약 발표에 당혹스러워하면서도 조심스런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보도 참고자료를 통해 “각 정당의 공약사항에 개별 기업이 언급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전장사업은 사업성 여부를 모색하는 단계다. 구체적 추진방안과 투자계획은 아직 검토한 바 없다”고 밝혔다.

재계 고위관계자는 “삼성이 미래사업으로 추진 중인 전장사업이 정치적 이해득실에 휘말리면 사업을 시작하기도 전에 경쟁력을 갖추기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인이 기업을 자기 지역에 유치하려는 노력은 이해한다”면서도 “이는 인센티브를 주는 등 투자환경을 개선하는 식으로 유도해야지, 특정 기업을 지목해 공약으로 내세우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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