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 "중국법인 상장해 재무개선 박차"

입력 2016-04-06 18:34  

부채비율 200%로 낮추고
중국 유통사업 확대 포석

연내 프리IPO로 자금 유치
2018~2020년 상장 목표



[ 전설리 기자 ] 패션업체 이랜드가 중국 주식시장 상장을 추진하겠다고 6일 발표했다. 재무 건전성을 높이고, 중국 시장 공략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국내 패션업체가 해외 증시에 상장을 추진하는 것은 처음이다. 윤경훈 이랜드 상무는 “킴스클럽을 매각하고, 이랜드리테일 상장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데 이은 재무개선 조치”라고 설명했다. 상장으로 들어오는 자금은 이랜드그룹이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중국 유통사업 확대에 투자할 계획이다.


◆연내 프리IPO

이랜드그룹이 상장을 추진하는 회사는 중국 현지법인인 이랜드 인터내셔널 패션 상하이와 이랜드 패션 상하이다. 두 회사를 통합한 뒤 상장할 계획이다. 윤 상무는 “가장 유력한 상장 후보지는 홍콩”이라며 “시장 상황에 따라 중국 상하이나 선전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랜드는 올해 안에 주요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프리 기업공개(IPO)를 진행, 자금을 유치할 계획이다. 내년 상반기 이랜드 인터내셔널 패션 상하이와 이랜드 패션 상하이의 통합을 마친 뒤 하반기 IPO 주관사를 선정하기로 했다. 상장 시점은 2018~2020년 사이로 잡고 있다.

이랜드 인터내셔널 패션 상하이는 티니위니 이랜드 등 여성복 브랜드를, 이랜드 패션 상하이는 뉴발란스 케이스위스 등 스포츠와 남성복 브랜드를 운영 중이다. 상하이 베이징 선전 등 중국 주요 도시에서 5500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작년 매출은 2조원, 2010년부터 작년까지 연평균 매출 성장률은 19%였다.

이랜드는 2007년 이랜드 패션 상하이 홀딩스 상장을 추진했으나 2008년 세계 금융위기로 상장 계획을 접었다. 이번에 상장을 추진하는 이랜드 인터내셔널 패션 상하이는 상하이 홀딩스 자회사다.

◆선택과 집중…중국 공략 속도

이랜드는 지난 10여년 동안 30여건에 이르는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연매출 10조원대 그룹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부채도 빠르게 늘었다. 여기에 중국 경기둔화 등의 여파가 겹쳐 실적 증가세가 둔화됐다. 작년 말 한국신용평가는 신용등급을 낮췄다. “채무상환 능력이 떨어졌다”는 것이 이유였다.

이랜드는 재무구조 개선에 나섰다. 킴스클럽과 뉴코아아울렛 강남점 매각과 이랜드리테일 상장을 추진 중이다. 이를 통해 작년 말 기준 303%인 부채비율을 올해 250% 선까지 낮추고, 내년엔 200% 아래로 떨어뜨릴 계획이다. 황우일 이랜드 홍보팀 차장은 “킴스클럽 매각 등은 ‘선택과 집중’이란 원칙에 따른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랜드는 중국 주식시장 상장을 계기로 중국 시장 공략에 더욱 속도를 낸다는 전략이다. 중국에서 어느 정도 자리잡은 패션사업에 외식 등 유六獰汰?접목해 전체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랜드는 작년 11월 중국 상하이에 한국 뷔페 자연별곡 1호점을 냈다. 이어 12월 말 이랜드가 중국에서 처음 개장한 대형 유통점 상하이 팍슨-뉴코아몰 톈산점에 2호점을 개장했다. 지난주엔 커피전문점 커피빈 1호점을 열었다. 연내 대형 유통점을 10개로 늘리고, 2020년까지 100여개의 매장을 열 계획이다. 2020년까지 중국에서만 25조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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