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태성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48쪽 / 1만4000원
[ 최종석 기자 ] 일본 기업 타니타의 주력 제품은 체중계다. 체중계는 튼튼하게 제작할수록 반영구적으로 사용한다. 소비자는 체중계를 오래 사용해도 교체하지 않는다. 아무리 혁신적인 상품을 내놓아도 별반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타니타는 이런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고객의 생활에 주목했다.
우선 직원식당에서 500㎉ 이하의 식단을 개발해 직원에게 제공했다. 모든 메뉴를 체중이 늘지 않으면서도 포만감을 느낄 수 있도록 구성했다. 직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자 도쿄 오피스 거리에 식당을 개업했다. 이 식당은 입소문이 나면서 유명해졌다. 식당 메뉴를 책으로 출판하자 500만부가 팔렸다.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맛있게 잘먹고 즐겁게 운동하는 건강 프로그램도 운영했다. 타니타는 소비자의 건강을 지켜주는 종합 기업으로 탈바꿈했다.
많은 기업이 혁신 제품 개발에 사활을 건다. 하지만 혁신적인 제품이 고객의 관점과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윤태성 KAIST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고객은 독이다》에서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아 성공한 기업의 사례와 그렇지 못한 기업의 사례를 두루 살피며 “진정한 혁신은 고객 눈높이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고객의 조그마한 불편과 불만을 해결하는 제품을 개발하는 것으로 혁신에 이를 수 있다”고 말한다. 예를 들면 고령자는 알약의 크기가 너무 커 약을 먹을 때 불편함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일본 제약사 류카쿠산은 젤리로 약을 감싸 먹기 좋게 했다. 35개국에서 특허를 취득한 이 젤리는 매출이 지속적으로 늘어나 효자 상품이 됐다.
고객이 싫어하는 것을 하지 않아 성공한 기업도 있다. 윤 교수는 독일 자동차 제조업체 포르쉐의 특별함은 비싼 스포츠카를 생산하는 것 때문만은 아니라고 분석한다. 인기 모델 ‘포르쉐911’은 수십년이 지나도 외형이 거의 변하지 않았다. 고객이 디자인을 바꾸는 것을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엔진이나 브레이크 등은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있다.
고객의 불만을 공개해 신뢰를 얻는 방법도 있다. 주택 건설업체인 일본 도요타홈의 한 영업직원은 과거 고객의 불만 내용을 미래 고객에게 정기적으로 편지를 보냈다. 편지에는 영업에 관한 내용은 적지 않고 자신의 사진만 넣었다. 그 결과 이 직원은 4년간 영업실적 1위를 달성했다. 윤 교수는 ‘고객이 독(毒)’이란 사실을 일깨운다. 저자는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사람을 살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하는 독처럼 고객은 기업을 살릴 수도, 죽일 수도 있다”며 “기업은 고객이라는 독을 제대로 활용하는 방안을 궁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최종석 기자 ellisic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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