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워맥 MIT 교수가 지적하듯 자동차는 그야말로 세상을 바꾼 기계다. 자동차는 컨베이어를 이용한 대량 생산체제를 가져왔으며 생산혁명을 이끌어냈다. 제조업을 기반으로 하는 20세기 근대화를 자동차산업이 견인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현대차 54년의 역사도 물론 한국 근대화의 역사와 맥락을 같이한다. 제조업과 수출의 비약적 성장 이면에는 자동차산업이 자리잡고 있다. 무엇보다 현대차의 역사에는 ‘하면 된다’는 신념과 기업가 정신이 깃들어 있다.
현대차가 첫 고유 모델 포니를 개발하겠다고 나섰을 때 외부 전문가는 물론 사내 임원들까지 부정적이었다. 자체 알파엔진을 개발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은 이럴 때 불굴의 기업가 정신을 발휘했다. ‘품질은 우리의 자존심이자 존재이유’라는 정몽구 회장의 품질 경영 또한 이런 정신에서 출발한다. 세계의 현대차를 만들어온 원동력은 여기에 있다.
자동차산업은 거대한 전환기를 맞고 있다. 대형 장치산업에서 첨단 사물인터넷(IoT)산업으로 급격하게 이동 중이다. 테슬라의 전기차 혁명이나 구글의 자율주행차는 대변환기를 여는 일부의 그림이다. 더욱 거대한 패러다임 변화가 찾아올 수도 있다. 반면 자동차 기술은 오히려 모듈화가 진행 중이다. 전자기술에서 미래의 성패가 갈릴 것임에는 틀림이 없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은 ‘하면 된다’는 기업가 정신과 끊임없는 혁신이다. 이런 정신이야말로 도요타 방식을 누를 수 있는 ‘현대차 방식’이다. 자율주행차나 수소차시대가 온다 하더라도 이는 변함이 없다. 현대차의 1억대 돌파를 축하하지만 달려야 할 길은 아직도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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