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롱코리아] "대학, 상아탑 벗어나 사회에 더 기여해야"

입력 2016-04-12 19:05   수정 2016-04-13 05:18

세이케 아쓰시 日 게이오대 총장

4차 산업혁명 급격한 변화 직면
차세대 리더 양성이 최대 과제



[ 박근태 기자 ] 일본 바이오 벤처기업인 HMT는 몸속 세포에서 생성되는 대사체를 분석하는 기업이다. 대사체는 생체 내에서 생명활동의 결과로 생성되는 물질로 의약품과 식품 개발에 활용한다. 그동안 대사물질의 종류가 워낙 다양해 분석에 어려움이 많았다.

이 회사는 쓰루오카시 지역 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일본 증시에 상장하고 미국까지 진출한 성공 모델로 꼽힌다. 연구실에서 나온 이 기술이 빛을 본 건 일본 명문 사학 게이오대와 지자체, 기업의 협력 모델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2016 세계연구대학총장회의에 참석한 세이케 아쓰시 게이오대 총장(사진)은 12일 “HMT 사례는 학교와 지자체, 기업의 성공적 협력 사례로 꼽힌다”고 말했다. HMT는 게이오대가 일본 야마가다현 쓰루오카시에 설립한 고등생명과학연구소의 연구 성과로 설립됐다. 야마가다현과 쓰루오카시 지방정부는 매년 이 연구소에 7억엔(약 74억원)의 금융지원을 했다. 지방정부 지원 아래 이뤄진 고등생명과학연구소의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HMT를 비롯한 벤처기업들이 설립됐다. 그중 스파이더도 성공 모델로 꼽힌다. 이 회사 역시 고등생명과학연구소의 연구결과를 토대로 가볍고 질긴 합성 거미줄 섬유를 개발했다. 이 회사는 초기에 영향력 있는 자동차 부품회사로부터 투자와 제조기술, 마케팅 지원을 받았다. 게이오대가 나서 이들 벤처기업에 투자자를 찾아줬다. 세이케 총장은 “두 벤처 모델은 지방정부가 재정을 지원하고 대학은 연구 성과를 내놓고 기업이 재정 지원과 기업 설립에 필요한 노하우를 제공한 보기 드문 성공 모델”이라고 했다.

그는 대학들이 제4차 산업혁명의 급격하고 복잡한 변화에 직면해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대학이 깊이있는 연구, 산업·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사회에 더 많이 기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차세대 리더를 양성하는 게 최대 과제다. 게이오대는 ‘초성숙사회 개발을 위한 과학’ ‘글로벌 환경 시스템 리더 프로그램’이라는 리더십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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