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포식자' 옐로모바일, 자회사 처음으로 팔았다

입력 2016-04-13 17:31   수정 2016-04-14 13:55

87곳 인수하다 적자 확대에
광고 대행사 퍼플프렌즈 매각



[ 유하늘 기자 ] 2012년 8월 설립된 이후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80곳 이상을 지속적으로 인수합병(M&A)해 ‘벤처 포식자’로 불리는 옐로모바일이 처음으로 계열사를 매각했다. 공격적 M&A를 통한 몸집 불리기가 한계에 이른 것 아니냐는 분석이 벤처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옐로모바일은 지분 전량을 보유한 자회사 퍼플프렌즈의 지분 80.1%를 지난해 10월 36억7039만원에 매각했다. 옐로모바일이 매각한 지분은 이수형 퍼플프렌즈 대표가 다시 사들였다. 퍼플프렌즈는 2014년 3월 옐로모바일이 인수한 모바일 광고 대행 자회사다. 기업을 사들이기만 하던 옐로모바일이 계열사를 매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회사의 수익성이 나빠지고 있다는 일각의 우려와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옐로모바일은 다양한 회사를 묶어 시너지를 낸다는 ‘벤처 연합군’ 전략을 표방하며 자회사를 지난달 기준 87개까지 늘렸다. 해외 법인까지 포함하면 계열사가 94개에 이른다. 하지만 외형 성장에 비해 수익성이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옐로모바일은 지난해 46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14년(영업손실 77억원)보다 적자폭이 6배 이상으로 커졌다. 이는 지난해 6월 회사 측에서 실적 전망치로 제시한 매출 6000억원, 영업이익 700억원에 턱없이 부족한 수치다.

벤처업계에서는 옐로모바일의 퍼플프렌즈 지분 매각에 대해 매출이 저조한 자회사 정리의 신호탄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퍼플프렌즈는 지난해 매출 74억여원에 당기순손실 34억여원을 기록했다. 옐로모바일의 작년 모바일 광고 부문 당기순손실이 85억여원이었음을 감안하면 적자 대부분이 퍼플프렌즈에서 발생한 것이다.

옐로모바일 측은 향후 확장보다 수익성 강화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김현영 옐로모바일 이사는 “앞으로 자회사와 사업부별 수익 개선 방안을 고민할 것”이라며 “국내 업체들에 대한 공격적 인수합병을 자제하고 해외 기업 및 우량 기업을 선별적으로 인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하늘 기자 sky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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