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현, 강풍 속 연장 혈투 끝에 웃었다

입력 2016-04-18 00:31  

타수 잘 지켜 '루키' 김지영 따돌리고 삼천리오픈 우승


[ 최진석 기자 ] 박성현(23·넵스)의 기침은 멈추지 않았다. 지난주 화요일 걸린 목감기가 낫지 않았기 때문이다. 삼천리투게더오픈(총상금 8억원)이 열린 17일 경기 안산시 대부도의 아일랜드CC(파72·6658야드)의 날씨도 박성현을 도와주지 않았다. 전날 내린 비로 날씨는 차가웠다. 초속 10m를 넘나드는 강한 바람은 옷깃을 추스르게 했다. 예년보다 몸무게가 2~3㎏ 준 것도 부담이었다. 박성현은 “아무래도 미국 대회에 참가해서 그런 것 같다”며 “체력 유지를 위해 밥도 많이 먹고 경기 중에도 고구마 등을 챙겨먹는다”고 말했다.

넉 달 만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 출전한 박성현이 악조건을 뚫고 연장전 끝에 우승을 거머쥐었다. 박성현은 이날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2개, 보기 4개를 엮어 2오버파 74타를 쳤다. 최종 합계 4언더파 212타를 기록한 박성현은 ‘루키’ 김지영(20·올포유)과 연장전에 돌입, 보기에 그친 김지영을 제치고 우승했다. 지난해 12월 열린 시즌 개막전 ‘현대차 중국 여자 오픈’에 이은 시즌 2승이다.

최종 라운드에서 대부분의 선수가 강풍과 낮?체감온도 앞에 무너져내렸다. 이날 언더파를 기록한 선수가 1언더파를 친 김민선(21·CJ오쇼핑) 한 명뿐이었다. 우승 대결은 ‘닥공(닥치고 공격)’ 박성현과 배짱 두둑한 신인 김지영의 다툼으로 압축됐다.

박성현은 ‘실수 줄이기’에 중점을 뒀다. 그는 경기에 앞서 “바람이 강하기 때문에 누가 실수를 적게 하느냐에 승부가 갈릴 것 같다”며 “안정적으로 리듬을 잘 타면서 치겠다”고 말했다.

박성현은 전반 3, 7번홀 보기에 이어 8, 13번홀에서 버디를 잡았지만 14, 16번홀에서 다시 보기를 범했다. 전날 선두였던 김지영은 2번홀(파5)에서 버디를 잡았지만 6번홀(파3)에서 더블 보기에 이어 11, 16번홀에서 보기를 범했다.

박성현에게 공동 선두를 허용한 김지영은 끝내 연장전에서 우승컵을 내줬다.

박성현은 “그 어느 경기보다 열심히 한 것 같다”며 “많은 경험을 한 결과 작년보다 더 성장한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올해 목표는 시즌 5승이며 지금까지 2승을 했으니 3승을 더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대부도(안산)=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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