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3M 미국 본사 오가며 4년간 필터기술 교류
'휘센 듀얼 에어컨' 내놔…삼성전자 '기어VR'도 협업 결실
"억대 모델보다 마케팅 효과 커"
상대 마니아층까지 관심 유발…기술 경쟁력 극대화 장점도
[ 정지은 기자 ] 요즘 전자업계에서 소위 ‘떴다’고 평가받는 신제품에는 공통점이 있다. 어느 한 회사가 제조한 게 아니다. 서로 다른 업체가 제휴해 기능 및 기술을 개발하거나 공동 마케팅을 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협업(컬래버레이션·collaboration) 열풍이 불고 있는 것이다. 협업으로 나온 제품의 성공 사례가 점차 늘어나면서 전자업계에선 ‘뭉쳐야 산다’는 게 성공 방정식으로 통하고 있다.
LG전자는 2012년 에어컨에 공기청정 기능을 넣어 사계절 내내 쓸 수 있도록 하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하지만 에어컨에 넣을 공기청정 필터는 당시 존재하지 않았다. 일반 공기청정기용 필터를 에어컨에 적용하면 성능이 약해졌다. 고민 끝에 LG전자는 필터 전문업체인 3M과 손잡았다. LG전자의 에어컨 기술 노하우와 3M의 공기청정 필터 기술력을 더하면 이른 시일 내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란 판단이었다. LG전자 직원들은 미국 3M 본사를 오가며 수차례 기술교류회를 열었다. LG전자의 올해 에어컨 신제품 ‘휘센 듀얼 에어컨’에 들어간 공기청정 전문 필터는 이렇게 탄생했다.
삼성전자는 페이스북의 자회사 오큘러스와 함께 가상현실(VR) 기기 ‘기어 VR’을 개발했다. VR 전문업체의 노하우에 삼성전자의 모바일 기술을 합쳤다. 지난달 삼성전자의 스마트워치 ‘기어S2’에 골프진단서비스가 탑재된 것도 협업의 결과다. 삼성전자는 골프전문업체인 골프존과 손잡고 스마트워치에서 골프 경기를 분석해주는 서비스를 마련했다.
동부대우전자는 지난해 말 스마트 플랫폼서비스를 제공하는 SK텔레콤과 협업에 나섰다. 올 상반기에 나오는 소형 드럼세탁기 ‘미니’에 적용할 스마트홈 서비스를 함께 개발하기로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제 협업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말했다. 전자업계에 협업 열풍이 부는 데엔 몇 가지 이유가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차별화가 가능하다는 게 첫 번째 이유다. 이미 누구나 하나쯤 갖고 있는 전자제품에서 새로운 수요를 일으키려면 차별화가 중요하다. 기존 개별 업체만의 전략이나 개발 방식으로는 큰 차별화를 꾀하기 어렵다. 다른 업체와 협업하면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올 가능성이 훨씬 높아진다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기술 경쟁력을 끌어모을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이를 통해 빠르고 효율적으로 신기술을 개발하게 된다. 적어도 3년은 걸릴 제품이 1년 만에 나오기도 한다.
마케팅 효과 역시 크다. 상품마케팅 전문가들은 “억대 광고모델과 계약하는 것보다 협업하는 게 훨씬 낫다”고 했다. 각 분야에서 권위 있는 업체와 손잡는 것만으로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어서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협업은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것”이라며 “업계 간 경계가 허물어지면 새로운 제품이나 콘텐츠가 더 많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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