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패널토론
[ 유하늘 기자 ] “한국 사회는 눈에 보이는 자산만 중요시합니다. 어릴 때부터 남의 아이디어도 소중하다는 것을 교육해야 지식재산권 강국이 될 수 있습니다.”(우종균 김앤장법률사무소 변리사)
19일 서울 더팔래스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IP 서밋 콘퍼런스 패널 토론에서 전문가들은 지식재산 창출에서 활용, 거래에 이르기까지 충분한 보상이 이뤄지는 생태계를 조성하는 게 핵심 과제라고 입을 모았다. 무형가치를 중시하는 문화를 조성하고, 벤처 및 중소기업의 특허권 보호 정책을 강화해 기술창업이 성공할 수 있는 풍토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의 기술 수준을 맹렬히 추격하는 중국에 대응하기 위해 지식재산권 보호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패널 토론의 좌장을 맡은 백만기 한국지식재산서비스협회장은 “국가에서 창조경제를 구호로 내세우지만 특허권자 보상 체계가 부족하다”며 “특허권은 벤처기업이나 중소·중견기업이 대기업의 시장 지배력과 자금 동원력에 맞설 수 있는 유일한 버팀목인데 한국 특허제도는 작은 기업에 친화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일부 기업은 뛰어난 기술이 있음에도 특허 침해를 당해 소송에 시간과 자금을 소모하고 결국 실패하는 사례를 종종 목격했다는 것이다. 그는 “앞으로 지식재산권 정책이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며 “특허권 보호장치를 철저히 갖춘 미국이나 이스라엘처럼 기술 창업자들이 성공할 수 있는 인프라를 형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세종 중소기업연구원장은 “중소기업 기술 및 제품에 대한 ‘제값 받기’가 중요하다”며 “중소기업 기술 탈취에 대한 강력한 제재 수단을 도입해 기술보호 역량 강화를 도와야 한다”고 했다. 그래야 중소기업의 연구개발(R&D) 투자가 늘어나는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근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중국 추격에 대비한 지식재산권 보호 정책을 구비해야 하는데 아직 이 부분이 간과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은 지금까지 선진국의 지식재산권 정책을 따라가는 데 급급하다 보니 ‘창’은 갖췄지만 ‘방패’를 마련하는 데 소홀했다는 것이다.
유하늘 기자 sky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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