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불황 조선 철강 화학 공단지역 '바꿔' 열풍

입력 2016-04-20 15:32   수정 2016-04-21 14:21

(박종필/유승호 정치부 기자) 4·13 총선 결과 조선, 철강, 석유화학 등 공단 밀집 지역에서 여당 현역의원에 대한 물갈이 바람이 거셌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업종이 사상 최악의 불황을 겪으면서 돌아선 업계 노동자들의 표심을 새누리당이 제대로 읽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현대중공업 본사가 있는 울산 동구에서는 현역인 안효대 새누리당 후보가 김종훈 무소속 당선자에게 2만3251표 차이로 졌다. 선거 막바지인 지난 11일 안 후보가 현대중공업 본사 출근길 유세에서 “실질적인 고용안정을 위해 노동개혁 5법에 반대한다. 현대중공업 구조조정은 더 이상 없다”며 호소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국내 기계공업 중심인 창원국가산업단지가 있는 창원시 성산구에서도 야당 당선자가 나왔다. 노회찬 정의당 당선자가 더불어민주당과의 선거 연대에 성공하면서 이 지역 현역의원인 강기윤 새누리당 후보를 꺾었다. 포스코 제철소가 있는 전남 광양·곡성·구례에서도 현역인 우윤근 더민주 후보가 정인화 국민의당 후보에게 10%포인트 넘는 격차로 패했다.

현역의원이 이겼지만 ‘진땀’을 흘린 곳도 있다. 한진중공업 본사가 있는 부산 중·영도구에선 김무성 새누리당 후보가 승리했지만, 정치 신인인 김비오 더민주 후보가 40.74%를 득표했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조선소가 있는 경남 거제에서도 김한표 새누리당 후보가 재선에 성공했지만 변광용 더민주 후보와 불과 0.72%포인트(730표) 차이의 접전을 벌였다. 석유화학공장이 밀집한 울산 남구에선 새누리당 이채익 후보(남갑)와 박맹우 후보(남을)가 선거에서 이겼지만 2위와의 격차가 2.3~2.4%포인트였다.

선거 전문가들은 “조선, 철강, 석유화학 등 업계의 심각한 불황으로 지역 경제가 침체된 데다 고용 불안감마저 높아져 야당 지지세가 강해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끝) /us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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