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실적 줄줄이 악화
틈새 개척 성공 일궜지만 차별화 실패, 경쟁서 밀려
업체들, 신사업 찾기 안간힘
[ 안재광 기자 ] 침구청소기 전문기업 레이캅코리아는 제품 출시 8년 만인 작년 11월 처음으로 TV홈쇼핑 방송을 했다. 이전까진 매출 대부분이 발생하는 일본 수출을 하기도 벅찼다. 물량이 달려 국내 시장을 돌아볼 겨를이 없었다. 레이캅코리아는 일본에서 300만대 이상의 누적 판매량을 기록했다.
상황이 바뀐 것은 작년부터다. 다이슨 파나소닉 등 글로벌 가전기업이 잇달아 침구청소기를 내놓고 대대적으로 마케팅에 들어간 탓이었다. 이 여파로 작년부터 레이캅코리아의 판매량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 뒤늦게 국내로 눈을 돌려 시장 확장에 나섰지만 일본에서의 부진을 만회할 만큼은 안 됐다. 작년 레이캅코리아 매출은 전년 대비 약 40% 줄어든 1099억원으로 떨어졌다.
◆레이캅코리아 매출 40% 감소
국내 주요 소형 생활가전 전문기업의 실적이 크게 악화되고 있다.
레이캅코리아를 비롯해 원액기를 개발한 휴롬, 식품건조기 시장을 개척한 리큅, 제습기 ‘뽀송’으로 알려진 위닉스 등 각 소형 가전 국내 1위 기업들이 줄줄이 판매 부진에 시달리면서 성장이 멈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휴롬의 작년 매출은 2308억원으로 전년 대비 24%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62% 줄어든 157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리큅의 작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2%와 59% 감소한 324억원과 29억원으로 집계됐다. 위닉스는 2006년 이후 9년 만에 처음 적자를 냈다. 지난해 10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매출 또한 3년 만에 2000억원 아래로 떨어졌다.
◆혁신 이뤄내지 못하고 시장 내줘
이들 기업은 대기업이 진출하지 않은 ‘틈새시장’을 개척해 성공 스토리를 썼다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시장이 커진 뒤 경쟁이 본격화하자 위기를 맞았다.
리큅은 2004년 식품건조기를 처음 출시한 뒤 10년 가까이 이렇다 할 경쟁자 없이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최근 2~3년 새 신일산업 한경희생활과학 한일전기 등 경쟁사가 비슷한 제품을 ‘우후죽순’으로 쏟아내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위닉스가 장악했던 국내 제습기 시장에는 자본력을 앞세운 삼성전자 LG전자 등 대기업들이 진입했다. 이로 인해 소형 가전 전문업체들의 ‘1위 프리미엄’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특정 시장에 편중된 매출 구조도 위기를 불러왔다는 지적이다. 휴롬은 지난해 수출의 약 60%를 차지하는 중국의 경제 성장세가 꺾이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새 유형 제품으로 승부해야”
전문가들은 이들 기업이 혁신적 제품 개선이나 완전히 새로운 콘셉트의 제품을 내놓지 않고선 ‘제2의 도약’이 쉽지 않다고 말한다.
김기찬 가톨릭대 경영학부 교수는 “날개 없는 선풍기로 유명한 영국 가전기업 다이슨의 성공 사례를 참조할 만하다”고 말했다. 다이슨은 2000여명의 엔지니어 평균 나이가 26세일 정도로 ‘새로운 사고’를 중시한다. 세계 최초 먼지봉투 없는 다이슨의 진공청소기는 창업자인 제임스 다이슨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5127개의 시제품을 만든 끝에 나왔다. 끊임없는 제품 혁신을 이뤄내고 있는 이유다. 김 교수는 “매년 매출의 20%를 신제품에서 거둬야 시장 흐름에 뒤지지 않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독일 시장조사기관 GfK의 우도 얀슨 소형가전 담당 디렉터는 “지난해 소형가전 시장 성장의 약 30%는 신제품과 신기술이 이끌었다”며 “(기존 제품이 아닌) 새로운 유형의 차별화된 제품을 내놔야 성공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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