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 of the month] 항공기 엔진 제조 노하우로 글로벌 프리미엄 자동차 만들다

입력 2016-04-21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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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여개국 '거미줄 영업망' 자랑…작년 224만대 판매

BMW 100년의 역사

'바이에른 항공기 제작소'가 모태

2차 세계대전 끝나자 '고난의 행군'
가정용품도 손대다 벤츠에 인수될 뻔
소액주주·콴트 가문 덕에 위기 넘겨

숫자 시리즈로 경이적인 성장세
R&D 강화하고 글로벌 생산기지 확충
지난해 매출 921억8000만유로



[ 장창민 기자 ]
세계적 자동차 회사인 독일 BMW는 지난달 100주년을 맞았다. 1차 세계대전이 터졌을 때 항공기 엔진 제조사로 출발해 글로벌 프리미엄 자동차 기업으로 우뚝 섰다. BMW는 어떻게 100년 동안 흔들리지 않고 살아남아 세계 고급차 시장 정상에 올랐을까. BMW의 지난 100년 역사를 되돌아보며 궁금증을 풀어본다.

100년 전 항공기 엔진 제조사로 출발

BMW는 1916년 1차 세계대전 중 ‘바이에른 항공기 제작소’로 출발했다. 1차 세계대전에서 독일이 지면서 군용기 제작이 금지되자 사명을 ‘바이에른 자동차 제작소’로 바꿨다. 항공업체로서 기원을 담고자 프로펠러를 본뜬 모양을 넣었고 바이에른지역의 전통적 상』痔?파란색과 하얀색을 쓴 로고도 이때 탄생했다.

BMW는 1923년 첫 모터사이클(R32)을 내놨다. 이를 베를린 모터쇼에 선보였고 이후 성공 가도를 달렸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1928년 자동차 조립을 시작했다. 1932년에는 BMW 로고를 부착한 첫 자동차도 내놨다. 이어 326 리무진, 327 로드스터 같은 자체 디자인 차량을 선보였다.

숙적 다임러의 인수 시도 극복

자동차 회사로 성장하던 BMW에 고난의 시기도 많았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나면서다. 종전 후 독일 경제가 황폐해지면서 BMW는 한때 가정용품까지 만들며 생존을 위해 몸부림쳤다. 1948년에 모터사이클, 1952년에 자동차 생산을 재개했지만 순탄치만은 않았다.

1959년엔 최대 위기를 맞았다. 경영난을 겪다가 숙적인 다임러(벤츠)에 인수될 위기에 내몰렸다. 하지만 소액주주와 노동조합이 다임러의 인수 계획에 반대했다. BMW 대주주였던 헤르베르트 콴트도 적극 나서면서 합병을 가까스로 피할 수 있었다. 콴트 가문은 현재도 BMW 지분을 상당수 보유하고 있다. 위기를 넘긴 BMW는 자동차사업 확대에 본격 나섰다. 1961년 뉴 클래스 시리즈를 내놓으면 시장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차츰 경영난도 해소됐다. 1966년엔 1600-2를 출시하면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BMW 3·5 시리즈 폭발적 성공

1970년대엔 지금의 BMW를 가능하게 한 모델이 잇따라 나왔다. 1972년 나온 5시리즈와 1975년 출시된 3시리즈였다. 이후 3, 5, 7 등 숫자로 자동차 모델명을 구분했다. BMW 3·5시리즈는 폭발적인 성공을 거두며 BMW를 대표하는 모델로 자리 잡았다. 1977년엔 덩치를 키운 7시리즈도 내놨다.

1972년엔 BMW모터스포츠도 출범시켰다. BMW의 고성능 차량 이미지를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 1975년부터 ‘궁극의 드라이빙 머신(Ultimate Driving Machine)’이란 슬로건을 사용했다. 1978년엔 모터스포츠를 의미하는 M을 라인업에 추가했다. BMW는 터보엔진에 힘입어 F1에서 1987년까지 아홉 번이나 승리를 거뒀다. 이때부터 BMW 자동차는 세계 시장에서 역동적인 이미지를 쌓기 시작했다.

로버는 되팔고 미니는 남기고

1990년 연구개발(R&D) 강화를 위한 기틀도 닦았다. BMW연구혁신센터(BMW Research&Development Center·FIZ)의 문을 연 것이다. 흩어져 있던 R&D 조직을 이 센터에 집중시켰다. 1만4000명의 연구 인력이 일하고 있으며 상주인력만 8000명에 달한다. 회사 관계자는 “BMW가 연구에 들인 공은 지금까지 브랜드 가치로 남아 있으며 기술력으로 증명되고 있다”고 말했다.

BMW는 글로벌 생산기지 확충에도 공을 들였다. 1994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스파턴버그에 공장을 지었다. Z3, Z4, X5 등을 현지에서 생산했다. BMW는 미국에 고급 차종 생산기지를 건설한 첫 외국 기업이었다. 2004년에는 중국 선양에 공장을 짓고 현지 시장 공략에도 나섰다.

BMW 100년 역사에서 인수합병(M&A)도 빼놓을 수 없다. 1994년 영국 로버그룹을 인수했다. 1998년에는 오랫동안 협업해온 롤스로이스를 끌어들였다. 하지만 경영난으로 2000년 로버는 되팔았다. 다만 로버를 되팔면서 미니 브랜드만은 매각하지 않고 남겨뒀다. 이듬해인 2001년 프리미엄 소형차인 미니 1세대 첫 모델을 선보였다. 미니는 프리미엄 브랜드의 반열에 올랐다.

14개국 30개 생산 네트워크 운영

BMW그룹은 BMW, 미니, 롤스로이스 브랜드를 중심으로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자동차 회사로 손꼽히고 있다. 14개국에서 30개의 생산네트워크를 운영 중이다. 140개 이상의 국가에 글로벌 영업망도 갖추고 있다. 지난해 세계적으로 자동차 224만7000대, 모터사이클 13만7000대를 판매했다. 전 세계에 거느린 직원만 12만2000명에 달한다. 연간 매출은 작년 기준으로 921억8000만유로에 이른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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