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플러스] 제일기획, '실적 개선'과 '매각 불확실성' 사이

입력 2016-04-22 11:06  

[ 권민경 기자 ]

제일기획을 바라보는 증권가 시선이 실적 개선 가능성과 매각 불확실성 사이에서 엇갈리고 있다.

실적은 1분기를 저점으로 우상향 할 것이란 전망이 높지만 매각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여전하다는 게 전문가들 의견이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제일기획 주가는 최근 삼성그룹의 지분 매각 추진 소식이 알려지면서 20% 가까이 떨어졌다.

삼성이 지분을 매각하면 영업총이익의 63%에 해당하는 삼성전자 광고 물량이 줄어들 것이란 우려가 주가를 끌어내렸다.

앞서 지난 2월 제일기획은 공시를 통해 "주요주주가 글로벌 에이전시들과 다각적 협력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발표해 시장 일각에서 나오던 매각설을 확인했다.

시장에서는 수개월 전부터 삼성이 프랑스의 대형 광고회사인 '퍼블리시스'에 제일기획을 매각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이후 약세를 이어가던 주가는 지난 19일 제일기획이 영국 마케팅 전문 회사 '파운디드'를 인수한다고 발표하면서 깜짝 반등했다. 파운디드 인수 소식이 알려진 이날 주가는 7% 넘게 뛰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나온 '파운디드' 인수 건은 성장 전략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면서도 "하지만 (이와 별개로) 회사 매각 가능성에 대한 우려는 상존한다"고 말했다.

그는 "삼성그룹이 제일기획을 팔 수 있다는 커다란 불확실성은 당분간 주가 상승을 제한할 것"이라며 이 회사에 대한 투자의견을 사실상 '매도' 를 뜻하는 '중립'으로 유지했다.

황성진 HMC투자증권 연구원도 "제일기획 주가는 펀더멘털(기초체력) 이슈보다는 지분 매각 관련 불확실성이 어떻게 해소될 지가 관건"이라며 "실제 매각 성사 여부와 그룹 광고 물량에 대한 개런티(보증) 여부 등 확인해야 할 변수가 많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만약 매각이 현실화하고 기존 영업활동에 변화가 생길 경우 그동안 유지해왔던 '밸류에이션(가치 대비 평가) 프리미엄'을 제거할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황 연구원은 말했다.

제일기획의 지난 1분기 연결 매출과 매출총이익은 각각 6594억원, 2261억원으로 작년보다 14%와 10% 늘었다. 영업이익은 6% 감소한 224억원으로 집계됐다.

실적은 시장 예상치를 약간 밑돌았지만 전반적으로 양호한 수준이라는 게 증권가의 평가다. 특히 핵심인 중국 쪽 매출총이익이 19% 증가하는 등 내용 면에서 긍정적이란 분석이다.

이에 따라 올해 실적 개선이 가시화할 것이란 데 주가 무게를 둬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홍세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실적은 바닥을 찍었고 2분기에는 영업이익도 작년보다 10% 이상 늘어날 것"이라며 "실적 개선세를 감안하면 주가는 1만8000원까지 충분히 반등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설령 (삼성이) 제일기획 지분을 매각한다 하더라도 실적 감소를 우려할 필요는 없다"며 "오히려 지분 인수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진 '퍼블리시스'를 이용하면 외형 성장을 가속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날 외신과 광고업계 등에 따르면 모리스 레비 퍼블리시스 회장은 1분기 실적설명회(IR) 에서 "올해는 대형 인수 또는 인수 작업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며 "하지만 제일기획은 예외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레비 회장은 그러나 인수 논의에 대해서는 "부침이 있었고, 현재는 '정체' 상태"라고 말했다.

권민경 한경닷컴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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