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언더파 몰아친 유소연 "그린 저격수가 돌아왔다"

입력 2016-04-22 18:07  

스윙잉스커츠 1R 선두

코스레코드 '신들린 샷'…20개월 만에 우승 '시동'

리디아 고도 4언더 순항

장하나, 현기증 호소 기권…"전인지 사고 심적 부담"



[ 최진석 기자 ] ‘천재 소녀’ 리디아 고(19·뉴질랜드)에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스윙잉스커츠클래식(총상금 200만달러)은 생일잔치 같았다. 리디아 고의 생일은 양력 4월24일이다. 매년 이 시기에 열리는 이 대회와 생일이 겹쳤다. 그는 2014년 이 대회에서 프로 데뷔 첫 승을 거뒀다. 이듬해에도 우승해 2연패를 기록했다. 24일 리디아 고는 스무 번째 생일을 맞는다. ‘천재 소녀’에서 ‘천재 숙녀’가 되는 날, 3연패의 대기록을 생일선물로 받을 수 있을지가 이번 대회 최대 관심사다.

리디아 고는 22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레이크머세드GC(파72·6507야드)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4언더파 68타로 최나연(29·SK텔레콤)과 함께 공동 6위에 올랐다. 우승을 향해 순조롭게 출발했다.

하지만 1라운드의 주인공은 리디아 고가 아니었다. 신들린 샷으로 그린을 저격한 ‘스나이퍼’ 유소연(26·하나금융그룹)이었다. 유소연은 이날 보기 없이 버디 9개를 잡아내며 맹타를 휘둘렀다. 10번홀에서 출발한 유소연은 전반 9개홀에서 7개의 버디를 쓸어담았다. 14번홀부터는 5개홀 연속 버디 행진이었다. 후반에도 2타를 더 줄인 유소연은 9언더파 63타 코스레코드로 1라운드를 마무리했다.

LPGA투어 통산 3승의 유소연은 이번 시즌 다소 부진했다. 지난 4일 끝난 첫 메이저대회인 ANA인스퍼레이션 공동 10위가 최고 성적이었다. 세계랭킹도 지난해 말 5위에서 11위로 밀려났다. 유소연은 이날 단독 선두에 오르며 2014년 8월 캐나디안퍼시픽여자오픈 이후 20개월 만에 통산 4승 고지를 바라보게 됐다. 유소연은 경기 직후 “일찍 티오프해 운이 좋았다”며 “그린 상태도 괜찮았고 바람이 없어 여건이 좋았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 티샷도 잘됐고 그린은 1개만 놓치는 등 모든 것이 훌륭했다. 퍼팅도 정말 좋았다”고 덧붙였다.

공동 2위는 어머니가 한국인인 일본 골퍼 노무라 하루(24·한화)와 캔디 쿵(34·대만)이다. 7언더파 65타를 기록해 2타 차로 선두를 뒤쫓았다. ANA인스퍼레이션 준우승 이후 투어 첫 우승을 노리는 ‘슈퍼 루키’ 전인지(22·하이트진로)는 1언더파 71타로 공동 26위를 기록했다. ‘빨간 바지’ 김세영(23·미래에셋)은 이븐파 공동 37위에 머물렀다.

이날 장하나(25·비씨카드)는 현기증을 호소하며 기권했다. 장하나의 매니지먼트사인 스포티즌 관계자는 “지난 3월 열린 JTBC파운더스컵 때부터 시야가 흐려지고 불면증, 현기증?함께 구토 증세를 보였다”며 “미국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차도가 없어 한국에서 치료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 대회 출전 여부는 장하나의 상태를 지켜본 뒤 결정할 예정이다.

장하나는 올 시즌 LPGA투어에서 2승을 올리며 맹활약했다. 하지만 3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HSBC위민스챔피언스 대회를 앞두고 장하나 아버지의 가방이 전인지(22·하이트진로)에게 부딪히는 사고가 일어났다. 이후 전인지는 한 달가량 대회에 출전하지 못했고, 장하나는 이 사고로 강한 심적 부담을 느낀 것으로 전해졌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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