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구조조정 어디로
조선사 신용하락 가시화
저유가로 해양 플랜트 수주 끊겨
떼일 위험 있는 공사대금도 13조
[ 하헌형 기자 ] 현재 배럴당 40달러 수준인 국제 유가가 70달러 선을 회복하지 못하면 국내 조선업계가 지금의 빈사 위기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저유가 추세가 계속 이어지면 조선업계 수주 실적의 절반을 차지해온 해양 플랜트(원유 시추·생산 설비) 발주가 끊기고, 공사가 이미 진행 중인 사업에서도 공사 대금을 못 받을 위험이 커진다는 이유에서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발표한 ‘유가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조선산업’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국제 유가가 유전 개발의 손익분기점인 배럴당 70달러 선을 넘어서지 못하면 조선업계 사업 기반은 뿌리째 흔들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해양 플랜트는 2010년 발생한 유럽발(發) 재정 위기 여파로 상선 수주가 급감한 국내 조선업계의 버팀목 역할을 했다. 셸,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 등 세계 주요 석유업체가 고유가 기조 속에 해양 플랜트를 대거 발주했다. 최근 5년간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조선 3사의 전체 수주액 중 해양 플랜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52.2%였다.
2011년 258억달러로 정점을 찍었던 3사의 해양 플랜트 수주액은 유가가 떨어지기 시작한 2014년 118억달러로 반 토막 났고 지난해에는 76억달러까지 줄어들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회사별로 5억~6억달러 규모의 시추 설비 건조 계약에 대한 해지 통보를 받기도 했다. 올해는 1분기까지 단 한 건도 수주하지 못했다.
‘헤비 테일(heavy tail·선박 인도 때 70~80% 잔금을 받는 방식)’로 수주한 시추 설비 부문에서 발주처가 자금 사정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공사 대금을 받지 못할 위험도 제기된다.
한국신용평가는 3사가 발주처로부터 받지 못할 우려가 있는 공사 대금(미청구 공사액)이 13조원이 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생산 설비 부문에서는 잦은 설계 변경과 미숙한 공정 관리로 공사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지난해와 같은 부실이 또 터져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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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유가로 해양 플랜트 수주 끊겨
떼일 위험 있는 공사대금도 13조
[ 하헌형 기자 ] 현재 배럴당 40달러 수준인 국제 유가가 70달러 선을 회복하지 못하면 국내 조선업계가 지금의 빈사 위기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저유가 추세가 계속 이어지면 조선업계 수주 실적의 절반을 차지해온 해양 플랜트(원유 시추·생산 설비) 발주가 끊기고, 공사가 이미 진행 중인 사업에서도 공사 대금을 못 받을 위험이 커진다는 이유에서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발표한 ‘유가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조선산업’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국제 유가가 유전 개발의 손익분기점인 배럴당 70달러 선을 넘어서지 못하면 조선업계 사업 기반은 뿌리째 흔들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해양 플랜트는 2010년 발생한 유럽발(發) 재정 위기 여파로 상선 수주가 급감한 국내 조선업계의 버팀목 역할을 했다. 셸,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 등 세계 주요 석유업체가 고유가 기조 속에 해양 플랜트를 대거 발주했다. 최근 5년간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조선 3사의 전체 수주액 중 해양 플랜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52.2%였다.
2011년 258억달러로 정점을 찍었던 3사의 해양 플랜트 수주액은 유가가 떨어지기 시작한 2014년 118억달러로 반 토막 났고 지난해에는 76억달러까지 줄어들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회사별로 5억~6억달러 규모의 시추 설비 건조 계약에 대한 해지 통보를 받기도 했다. 올해는 1분기까지 단 한 건도 수주하지 못했다.
‘헤비 테일(heavy tail·선박 인도 때 70~80% 잔금을 받는 방식)’로 수주한 시추 설비 부문에서 발주처가 자금 사정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공사 대금을 받지 못할 위험도 제기된다.
한국신용평가는 3사가 발주처로부터 받지 못할 우려가 있는 공사 대금(미청구 공사액)이 13조원이 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생산 설비 부문에서는 잦은 설계 변경과 미숙한 공정 관리로 공사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지난해와 같은 부실이 또 터져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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