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방문 중인 리수용 북한 외무상은 23일(현지시간) "한국과 미국이 합동군사훈련을 중단하면 북한이 핵실험을 중지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북한이 제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따른 고강도 제재 속에서도 5차 핵실험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라 주목된다.
리 외무상은 이날 뉴욕 내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에서 AP통신과 인터뷰를 갖고 "조선반도 내 핵 전쟁 연습을 중단하라, 그러면 우리도 핵 실험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미 합동군사훈련부터 중단해야 이번 한반도 긴장이 완화한다는 주장을 거듭한 것이다.
강경 발언도 이어갔다. 리 외무상은 "우리가 대결의 길을 걷는다면 (미국과 북한) 양국 뿐 아니라 전세계에 매우 재앙적 결말이 올 수 밖에 없다"며 "미국 정부는 북한에 대한 적대 정책을 폐기하고, 이를 표현하는 차원에서 조선반도 내 군사연습, 전쟁연습을 중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지난해에도 한미 합동군사훈련을 중단하면 핵실험을 임시 중단하겠다고 수차례 밝힌 바 있다. 반면 한국과 미국은 핵실험과 합동 훈련을 연계하는 건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북한은 미국의 군사 적대 정책 때문에 핵무기를 억제 수단으로 개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리 외무상은 지난 21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2030 지속가능 개발목표(SDG) 고위급회의'에서도 이 같은 정당성을 언급했다. "북한처럼 작은 나라는 미국과 전세계에 위협이 되지 못한다"면서도 "만약 우리를 제재로 좌절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완전한 오판"이라고도 덧붙였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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