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태명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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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수출입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BIS 자기자본비율은 지난해 말 10.04%에서 9.8%가량으로 떨어졌다. 국내 은행 중 금융감독원이 은행의 건전성 기준으로 제시한 ‘자기자본비율 10%’에 못 미치는 곳은 수출입은행이 유일하다.
그나마 이 정도 수준을 유지하는 것은 지난해 말 정부(기획재정부)가 1조원어치의 LH(한국토지주택공사) 지분을 현물 출자한 덕분이다.
수출입은행의 건전성이 나빠진 것은 부실기업 지원액이 지난 1년 새 급증해서다. 이 은행의 지난해 말 3개월 이상 연체된 고정이하 부실여신은 4조374억원으로 2014년 말 대비 2조원 가까이 늘었다. 채권단 공동관리를 받고 있는 성동조선해양에 대한 여신만 지난 1년 사이 5000억원 가까이 늘었다.
채권단 자율협약이 진행 중인 조선·해운업종 기업 ?대한 여신(회사채 포함) 규모도 엄청나다. 대우조선해양, 현대상선, STX조선해양, 한진중공업 등에 수출입은행이 대출 또는 보증한 금액만 총 12조8437억원에 달한다. 앞으로 있을 사업 재편 등 조선·해운업종 구조조정 과정에서 법정관리에 들어가는 기업이 나오면 ‘떼일 위험’이 큰 돈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건전성 문제만 놓고 본다면 산업은행보다 수출입은행의 위기가 더 심각하다”고 설명했다. 금융권 한쪽에서는 “수출입은행 건전성 위험 때문에 정부가 구조조정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없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정부는 수출입은행의 자기자본비율을 높이기 위해 추가 출자를 추진 중이다. 산업은행을 통해 5000억원 상당의 LH 지분을 수출입은행에 추가로 현물 출자해 자기자본비율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수출입은행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총 5조1800억원의 출자를 받는다. 수출입은행이 ‘돈 먹는 하마’라고 비판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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