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CJ, 말레이시아 홈쇼핑 시장 접수한 비결은

입력 2016-04-24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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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일본 외면한 시장 진출
GS, 기반시설 좋은 곳만 공략
중국어 등 2개 국어로 방송

CJ, 세계 최초 공중파 홈쇼핑
한국 드라마 방영도 활용



[ 정인설 기자 ]
말레이시아 홈쇼핑엔 두 개의 ‘세계 최초’ 수식어가 붙는다. 세계에서 가장 먼저 채널마다 다른 언어로 방송하는 홈쇼핑 회사가 있다는 게 그중 하나다. 또 다른 하나는 처음으로 공중파 채널에서 홈쇼핑 방송을 내보내고 있다는 것이다. 이 기록은 모두 한국 홈쇼핑 회사가 세웠다.

‘쇼핑 한류’ 바람을 일으킨 두 주인공은 GS홈쇼핑과 CJ오쇼핑. 앞서간 것은 GS홈쇼핑이다. 2014년 말레이시아에 첫 홈쇼핑 회사를 세웠다.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자 지난 1일 CJ오쇼핑이 말레이시아에 진출했다. 반면 미국과 일본 등 다른 홈쇼핑 강국은 말레이시아에 명함도 못 내밀고 있다. 국내 홈쇼핑업계 맞수인 두 회사가 말레이시아 홈쇼핑 시장을 100% 장악한 비결은 무엇일까.

◆최대 미디어그룹 잡은 GS

GS홈쇼핑은 2013년부터 말레이시아 시장을 주목했다. 다른 업체는 베트남보다 경제성장률이 낮고 인구도 3000만명으로 인도네시아의 15%밖에 안 된다며 이 시장을 외면했다. 점잖은 이슬람 국가라 소비성향이 높지 않을 것이란 회의적 분석도 있었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은 것이 GS에는 기회였다.

GS홈쇼핑은 초기에 욕심부리지 않았다. 말레이시아 전체가 아니라 수도인 쿠알라룸푸르만 공략하기로 한 것. 거주 인구 700만명에 잘 닦인 도로망이 세계 어디에 내놔도 손색없다는 점에 착안했다.

사업파트너를 찾는 게 급선무였다. 때마침 말레이시아 최대 유료방송 회사인 아스트로그룹이 홈쇼핑 사업을 시작하려 한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아스트로그룹과 GS홈쇼핑은 2014년 3월 아스트로 GS샵이라는 합작사를 차렸다. 같은 해 11월 ‘고(go) 샵’이라는 채널로 시험방송을 시작했다. 시험방송 3개월 동안에만 10만건 이상의 주문이 몰렸다. 사실상 개국 첫해인 지난해 52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말레이시아 인구의 50배인 중국을 빼면 GS가 진출한 국가 중 가장 빠른 성장 속도였다.

지난해에는 한발 더 나아갔다. 작년 10월 아스트로의 다른 채널에서 중국어 홈쇼핑 방송을 내보냈다. 말레이시아 인구의 25%인 중국인을 겨냥한 것이다. 요모조모 따지기 좋아하는 화교 특성을 감안해 상품 정보를 충실히 전하는 일본식 홈쇼핑 방송을 택했다. 쇼핑에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더한 한국식 ‘쇼퍼테인먼트’ 형태로 운영하던 말레이어 방송과는 달랐다. GS홈쇼핑은 ‘투 트랙’ 전략으로 말레이시아 진출 2년 만인 올해 매출 1000억원 돌파를 목표로 하고 있다.

◆거대 민영 방송사와 제휴한 CJ

한발 늦게 말레이시아에 진출한 CJ오쇼핑은 GS홈쇼핑과 다른 방식으로 접근했다. 유료방송보다 보급률이 높은 공중파 방송과 손잡았다. 이달 1일 말레이시아 최대 민영방송사인 프리마를 통해 ‘CJ와우샵’이라는 이름의 홈쇼핑 방송을 내보냈다. 프리마 방송이 보유한 4개 채널을 시간별로 돌아가며 하루에 16시30분간 홈쇼핑 방송을 한다. 공중파에서 홈쇼핑을 방영하는 것도, 같은 홈쇼핑 회사가 4개 채널을 이용하는 것도 세계적으로 전례가 없는 일이다.

CJ오쇼핑은 TV프로그램과의 시너지를 내는 데 집중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방송에 자주 나오는 한국 드라마가 방영된 직후 드라마 주인공이 입고 나온 옷을 파는 식이다.

홈쇼핑산업이 걸음마 단계여서 사실상 홈쇼핑 규제가 없는 말레이시아 시장의 특성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다. CJ오쇼핑은 방송 한 달 만에 목표치의 세 배 이상을 팔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양현 CJ오쇼핑 말레이시아법인장은 “한국식 쇼퍼테인먼트로 새로운 쇼핑 경험을 제공해 말레이시아에서 2019년 이전에 연매출 1000억원을 돌파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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