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조선·해운株 운명은…구조조정 어떻게

입력 2016-04-25 15:03  

[ 김근희 기자 ]

조선·해운 업계에 구조조정 칼바람이 불면서 관련 종목의 주가가 휘청이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구체적인 자율협약과 구조조장 방안이 정해지기 전까지 조선·해운주(株)의 주가는 한동안 불안한 흐름을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26일 임종룡 금융위원원장이 주재하는 '산업·기업 구조조정협의체'회의를 열어 기업 구조조정 관련 현안을 논의하고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구조조정 협의체에서는 조선·해양 등을 우선으로 한 5대 취약업종(철강, 건설, 석유화학 등)과 관련한 기업 구조조정 추진 현황과 계획 등을 논의한다.

현재 해운주들은 업황 악화가 장기화하면서 생존 자체를 위협받고 있다. 한진해운은 지난 22일 재무구조 개선 및 경영정상화를 위해 채권금융기관 공동관리(자율협약)를 신청한다고 공시했다. 앞서 지난달 21일 현대상선이 자율협약을 신청한지 약 한달 만이다.

한진해운까지 자율협약을 신청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한진해운의 주가는 이날 오후 2시38분 현재 하한가를 기록해 1825원에 거래되고 있다. 현대상선은 7대1 감자의 후속조치로 오는 5월4일까지 거래정지 상태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주가 흐름이 자율협약의 구체적인 계획이 나올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봤다.

류제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자율협약 이후 출자전환, 감자 등의 구체적인 방안이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불확실성 우려로 주가는 계속해서 불안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단기적으로는 용선료 협상을 기점으로 주가가 움직일 것이란 관측이다.

해운선사들은 해운업황이 좋았던 2010년 높은 가격에 용선 계약을 맺었다. 이 때문에 현재 해운선사들은 현재의 용선료를 시세보다 5배 넘게 내고 있다.

한진해운이 앞으로 선주들에게 지급해야할 총 용선료는 5조5000억원이다. 올해 지급해야할 금액은 9288억원, 내년부터 2020년까지는 약 3조원을 지급해야 한다.

류 연구원은 "자율협약 방안보다 용선료 협상의 결과가 더 빨리 나올 것"이라며 "결과에 따라 주가는 달라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해운주 만큼은 아니지만 조선주 주가도 밝지 않다. 정부 주도의 구조조정 이야기가 나오면서 조선주도 하락 중이다.

이날 같은 시각 현대중공업 주가는 6.03% 빠졌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도 급락 중이다.

그동안 조선주가 원자재 가격 반등과 중국 경기 회복 기대감 등으로 급등했던 만큼 주가는 폭으로 하락할 것이란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이강록 교보증권 연구원은 "앞서 조선주 주가는 중국 경기 개선 기대감 등으로 상승했지만, 사실상 업황이 좋아지지 않았다"며 "투자심리가 나빠진 상황에서 주가는 그동안 올랐던 만큼 빠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조선 업황은 전혀 나아지지 않고 있다. 대형 3사의 합산 수주잔고는 2월말 기준 1220억달러로 2011년 이후 최저다. 여전히 해양플랜트 부실 가능성도 존재한다. 대형 3사 해양플랜트 수주잔고는 총 580억달러로 전체 수주잔고의 48%를 차지한다.

이 연구원은 "조선주 주가는 당분간 조정을 받을 것"이라며 "구체적인 구조조정 방향이 나와야 주가의 방향을 정확하게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근희 한경닷컴 기자 tkfcka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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