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창민 기자 ]
현대·기아자동차가 올 하반기 중국 시장에 새로운 소형 세단 ‘베르나(현지명 위에나)’와 소형 하이브리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니로’를 투입한다. 소형 세단과 친환경 SUV 등 신차를 앞세워 세계 최대 중국 자동차 시장을 탈환한다는 전략이다.
○소형·친환경 신차로 하반기 승부
현대차는 25일 개막한 ‘2016 베이징 모터쇼’에서 중국형 베르나 콘셉트카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된 콘셉트카는 양산형 모델에 가깝다. 차량은 올 하반기에 나온다. 중국 도로 특성에 맞춰 승차감을 개선하고 전장과 휠베이스를 각각 5㎜, 30㎜ 늘려 실내 공간을 넓힌 게 특징이다.
그동안 현대차는 구형 모델인 2010년형 베르나를 팔아왔다. 2010년 8월 출시된 뒤 지금까지 총 107만대 넘게 판매돼 동일 차급에서 판매량 1위를 달리고 있다. 베이징현대차 관계자는 “늘고 있는 중국 소형차 수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신모델 투입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올 하반기 중국 판매를 앞둔 ‘아이오닉 하이브리드’와 ‘아이오닉 일렉트릭(EV)’도 데뷔했다. 아이오닉 EV는 28킬로와트시(㎾h) 용량의 배터리로 한 번 충전해 180㎞를 달릴 수 있다.
고급차 브랜드인 제네시스 G90(국내명 EQ900)과 G80, 콘셉트카인 ‘뉴욕콘셉트’ 등도 별도 전시 공간으로 마련한 제네시스 존에서 공개됐다. 현대차는 1566㎡ 규모의 전시관에서 중국형 아반떼(현지명 링둥)와 쏘나타, ix25 등 총 17대를 전시했다. 이날 전시장엔 신형 베르나 홍보대사를 맡은 그룹 빅뱅의 지드래곤이 베르나 콘셉트카를 타고 깜짝 등장했다. 1만여명의 구름관중이 몰려들면서 공안 수십여명이 행사장을 통제하기도 했다.
기아차는 소형 하이브리드 SUV 니로를 처음 공개했다. 니로는 올 하반기 현지에 출시된다. 니로의 복합연비는 19.5㎞/L로 다른 동급 디젤 소형 SUV와 비교해 높은 편이다. 기아차는 K3 터보의 페이스리프트(부분 변경) 모델인 ‘뉴 K3 터보’도 최초로 공개했다. 기아차는 1232㎡ 규모의 전시관에서 K4, K5 SX 터보 등 총 14대를 전시했다.
○중국 車시장 SUV 전쟁 격화
다른 국내 완성차업체와 중국 토종 업체들은 SUV 모델을 대거 앞세웠다. 쌍용자동차는 이날 ‘티볼리 에어(현지명 XLV)’를 공개하고 6월부터 팔기로 했다. 티볼리 에어는 기존 티볼리보다 24.5㎝ 더 길어진 롱보디 모델이다. 쌍용차는 코란도C와 렉스턴W를 포함해 총 6개 모델을 전시했다. 최종식 쌍용차 사장은 기자들과 만나 “올해 중국에서 티볼리와 XLV를 합쳐 5000대 이상 팔겠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 현지 업체들과의 합작사(JV)를 설립하는 방안과 코란도 후속 모델에 기반한 전기차 개발 등 여러 가지를 고민 중”이라며 “올해 안에 중장기 사업 계획을 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창청, 장화이, 창안자동차 등 중국 토종 브랜드도 대규모로 SUV 모델을 선보였다. 이들 업체는 10만위안(약 1770만원) 이하의 중저가 SUV로 현지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해외 업체 SUV 가격의 60% 정도에 불과하다. 전시장에서 만난 신정관 KB투자증권 기업분석팀장은 “중국 자동차 시장은 SUV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며 “현대·기아차를 비롯한 글로벌 업체도 중국에서 SUV 판매 비중을 높이기 위해 애쓰고 있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현지 토종 업체인 러에코는 중국 최초의 자율주행 전기차 ‘러시’를 선보이며 테슬라에 도전장을 내기도 했다.
이번 베이징 모터쇼에는 완성차업체뿐만 아니라 LG화학, 삼성SDI 등 글로벌 배터리 제조사들도 부스를 따로 마련하고 참여했다.
베이징=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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