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되면 새 규제 76개…5조로 묶여있는 자산기준 높여야"

입력 2016-04-25 17:53  

'대기업집단 지정제' 무엇이 문제인가

대규모 기업 객관적 근거 없어
경제 규모 갈수록 커지는데 자산기준 5조…현실에 안맞아
계열사 외부자금 조달 어렵고
자산 85억 스타트업인데도 대기업과 똑같은 규제 받아
한국 기업 생태계 복원하려면 대기업 차별규제부터 철폐해야



[ 강현우 기자 ]
한국의 경제 생태계에서 대기업이 차지하는 비중(기업 수 기준)은 0.05%다. 중견기업은 0.12%이고 중소기업이 99.8%에 달한다. 반면 건강한 생태계로 꼽히는 독일은 대기업이 0.4%, 중견기업이 11.8%, 중소기업이 87.8%다. 독일은 한국에 비해 중소기업 비중이 낮고 대기업과 중견기업 비중이 높다.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은 25일 “대규모기업집단 지정 제도와 같은 차별 규제를 없애야 한국의 기업 생태계가 다시 살아날 수 있다”고 말했다. 전 세계 경제의 저성장 기조가 고착화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대기업들과 경쟁하려면 국내에만 있는 대기업에 대한 차별적인 규제를 조속히 해소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규모만을 기준으로 한 규제는 불합리”

한국경제연구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 콘퍼런스센터에서 ‘대규모기업집단 지정제도,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제로 특별 좌담회를 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의 단일 기준으로 대기업집단을 지정하고 규제하는 것에 대한 논란이 커지자 마련한 자리다.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공정거래법상 상호출자, 신규 순환출자, 채무보증이 금지되며 공시 의무도 대폭 강화된다. 재벌의 문어발식 확장과 지나친 경제력 집중을 억제하고 기업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1987년 처음 도입된 제도다. 초기에는 자산총액 4000억원을 기준으로 하다가 경제 성장에 따라 2조원, 5조원 등으로 커졌다.

대기업이 갈수록 늘면서 외국 기업보다 역차별을 받고 전반적인 경제 활력 제고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나라 경제 규모가 커진 상황에서 자산총액 기준 5조원은 현실에 맞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권태신 한경연 원장은 “글로벌 경쟁이 점점 더 치열해지는 가운데 단지 규모가 크다는 이유로 기업을 규제하는 것이 적합한 것인가 고민해볼 시점”이라며 “어느 정도가 대규모 기업인지 객관적인 근거도 없으며 정책 당국의 자의적인 판단만 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대기업·중견기업 키워야 일자리 생겨”

주제발표를 맡은 김 회장은 “한국의 대기업 규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위 수준”이라며 “포브스 선정 2000대 기업에서 100년 이상 장수기업이 총 448개인데 한국은 두 개뿐인 이유가 대규모 기업집단 지정제도 같은 차별 규제”라고 진단했다.

100년 이상 장수기업 448개 중 미국 기업은 152개, 일본 45개, 영국 41개, 독일 24개, 프랑스 21개, 스위스 20개, 캐나다 17개, 이탈리아는 12개 등이다. 김 회장은 “세계 시장에서 경쟁하는 글로벌 기업들은 100년 이상의 노하우를 축적하고 있다”며 “상대적으로 강도 높은 규제 때문에 한국은 기업가 정신이 사라져가고 경제구조가 왜곡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차별 규제를 풀어 대기업·중견기업 비중을 높임으로써 ‘9988’ 경제구조(중소기업 사업체 수 99%, 중소기업 근로자 수 88%)를 ‘9070(중소기업 수 90%, 중소기업 근로자 수 70%)’으로 바꿔야 한다고 촉구했다.

토론자로 나선 홍은택 카카오 수석부사장은 “지난 1일 대기업집단에 지정되면서 국가 발주 소프트웨어 사업에 입찰하기도 어려워졌고 중소기업 적합업종에도 참여할 수 없게 된 데다 알파고 같은 지능형 로봇 정부 지원사업에도 참여할 수 없게 됐다”며 “전통적인 제조업 위주의 규제를 정보기술(IT) 기업 등에는 다른 방식으로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토론자인 김형기 셀트리온 대표는 “대기업집단 지정으로 중소 계열사에 대한 채무보증제한 등 규제를 받게 되면서 외부 자금조달에 제약을 받고 있다”며 “지난해 국내 매출은 3%밖에 안 되는데 국내 매출이 대부분인 다른 기업과 같은 규제를 받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말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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