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5년 자동차부품 및 산업기계 마찰재로 창업해 브레이크 외길 40년을 걸어오며 업계 1위를 지키고 있는 상신브레이크는 1990년대 후반부터 2010년까지 연평균 28일을 파업할 정도로 노사관계가 불안정했다. 2010년 노사 간 극한대립 속에 직장폐쇄라는 큰 사건을 겪으면서 상신브레이크 노조는 산별노조에서 탈퇴하고 기업별 노조로 조직형태를 변경했다.
상신브레이크는 매출이 2011년 2192억원에서 지난해 2944억원으로 늘었고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86억원에서 269억원으로 세 배 이상 증가했다. 4000원 선이던 주가는 현재 8000원대 초반으로 두 배나 올랐다. 김정태 상신브레이크 총무이사는 “근로자들의 평균연봉도 4000만원에서 6200만원으로 높아졌다”고 소개했다.
2011년 노사화합 선언 후에는 노사협의회 워크숍, 중간관리자 교육, 가족초청행사 등 노사 간 파트너십을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뒤따랐다. 사측은 15억원을 투입해 개인에어컨, 샤워장 등 작업환경도 개선했다. 끊임없는 작업장 혁신을 통해 노동생산성은 지난해 기준으로 2011년 대비 12% 향상됐다.
입사 3년 만에 직장폐쇄라는 충격을 겪은 직원 진모씨는 “회사가 분기별로 종업원들에게 경영상황을 설명해주고 작업환경도 개선되면서 현장은 회사를 믿고 회사는 현장을 믿는 신뢰관계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노사관계 안정을 발판으로 상신은 독자브랜드의 제품 수출도 크게 늘어나고 미래 신성장동력 확보 작업도 꾸준히 하고 있다.
상신브레이크의 교환용(보수용) 브레이크 패드 수출은 2010년 281억원에서 작년 말 690억원으로 증가했다.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이 아니라 자체상표 ‘하이큐(Hi-Q)’란 이름으로 70여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상신은 다가올 전기차 시대에 대비해 국내 최초로 접촉 없이 제동하는 상용차용 ‘리타더’를 개발했다. 전기전자 기술이 융합된 비접촉식 브레이크다. 변속기 뒷부분 동력을 전달하는 샤프트 사이에 감속기를 삽입하는 신기술이다.
극한 노사대립과 직장폐쇄로 자칫하면 35년의 역사를 뒤로 한 채 사라질 뻔한 기업이 노사안정을 바탕으로 미래 전기차 부품기업으로 변신하고 있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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