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브랜드가 국가경쟁력] 단결투쟁 벗어던지고…대구, 10여년 만에 '기업하기 좋은 도시'로

입력 2016-04-25 18:43  

노사분규 확 줄어든 대구
(1) 강성 노조에 등돌린 시민들
(2) 임금인상 자제한 노조
(3) 노사갈등 중재한 대구시



[ 오경묵 / 강경민 기자 ]

2000년대 초반 대구는 전국에서 노사분규가 가장 많이 일어나는 지역이었다. 2004년 대구시 산하 지방공기업인 대구도시철도 파업이 대표적이다. 당시 대구도시철도 노동조합은 지하철 2호선 개통을 앞두고 ‘구조조정과 외주 용역 반대’를 주장하며 88일간 파업을 벌였다. 지방공기업 사상 최장 기간 파업이었다. 대구도시철도 파업을 비롯해 2004년 한 해 동안 대구에서 발생한 노사분규는 41건으로, 같은 기간 전국에서 발생한 전체 노사분규의 8.9%를 차지했다.

그로부터 10여년이 지난 지금 대구에선 붉은 머리띠와 조끼로 상징되는 파업을 찾아보기 힘들다. 2000년대 초반 연평균 27건에 달하던 노사분규는 2010년 이후 연 3.3건으로 급감했다. 대구시는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광역시 최초로 고용노동부가 선정하는 노·사·민·정 협력 최우수기관에 3년 연속 선정됐다. 지난 10여년 동안 대구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2000년대 초반 대구도시철도 노조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산하 사업장 중 최고 강성으로 꼽혔다. 이런 분위기가 바뀌게 된 계기는 2004년 88일간의 총파업이었다. 당시 노사는 양보와 타협이 없는 투쟁으로 형사고발을 남발했고, 갈등과 반목이 끊이지 않았다.

2006년 7월 새로 출범한 온건파 성향의 노조 집행부는 대립보다 대화, 일방적 요구보다 상호 존중과 신뢰, 조합원의 복지 향상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노조활동을 선회했다. 사측에서도 직원 복지 향상을 약속하면서 대화의 손을 내밀었다. 이후 대구도시철도는 지난해까지 10년 연속 임단협(임금·단체협약) 무분규 기록을 이어오고 있다.

대구도시철도의 노사 화합은 대구지역 다른 사업장으로도 급속히 확산됐다. 2004년 지하철 파업 당시 큰 불편을 겪은 대구 시민들이 강성 노조 운동에 등을 돌린 것도 노사 화합문화가 정착된 또 다른 배경이다.

2014년엔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대구시 노·사·정이 기업 유치를 위해 과도한 임금 인상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담은 ‘노·사·정 평화 대타협’을 선포했다. 노조는 사업장 내 노사분규가 발생하지 않도록 책임지고, 대기업이 지역에 투자해도 지역 평균 수준의 임금(2014년 기준 월 232만원)을 받겠다고 약속했다. 대신 경영계는 구조조정을 최소화하는 등 고용을 늘리고, 근로자 복지를 향상시키겠다고 화답했다.

노·사·정 대타협에 힘입어 지난해 대구시의 고용률(15~64세 기준)은 65.3%로, 전년 대비 1.1%포인트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국 평균 상승폭(0.4%)을 두 배 이상 웃돈다. 경기 침체로 다른 지역의 고용률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와중에 대구시는 2년 연속 상승세를 이어간 것이다.

노사 화합을 위한 대구시의 전폭적인 지원도 큰 힘이 됐다. 대구시는 2010년 일자리 창출과 노사협력 증진을 위한 고용노사민정협의회 조례를 전국 지자체 중 처음으로 제정해 노조와 경영계 및 민간 전문가와 함께 대구시 고용노사민정협의회를 구성했다. 고용증진, 노사관계발전, 차별개선·일터혁신, 공공분과, 인적자원개발 등 5개 분과위원회를 구성해 활발하게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대구시의 노사 화합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가 지난해 10월 권영진 대구시장의 유럽 투자유치 출장이다. 당시 대구시 투자유치 세일즈단에 진영환 대구상공회의소 회장과 김위상 한국노동조합총연맹 대구지역본부 의장이 동행했다. 노조가 앞장서 ‘기업하기 좋은 대구, 근로자가 살기 좋은 대구’를 조성하려 한다는 게 대구시의 설명이다.

대구=오경묵/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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