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형사5부는 26일 열린 항소심 두 번째 재판에서 패터슨 측 신청에 따라 리를 증인으로 채택했다. 재판부는 다음달 31일 오후 2시 다음 재판에 리를 불러 패터슨과 마주 보게 할 예정이다.
둘은 지난해 11월 1심 법정에서 사건 후 약 18년 만에 재회했다.
패터슨 변호인은 "리가 1심에서 사건의 실체가 기억이 안난다면서 범행을 패터슨에게 전가하는 등 위증했다"고 증인 신청 이유를 밝혔다.
리와 패터슨은 피해자 조중필(당시 22세)씨가 살해된 1997년 4월3일 이태원 햄버거집 화장실 사건 현장에 함께 있었다.
두 사람이 화장실에 들어간 뒤 조씨가 칼에 찔려 숨졌지만 둘은 상대를 범인이라고 지목한다. 1심에서 둘은 언성을 높이며 서로 "진실을 말하라"고 언쟁했다.
재판부는 리가 수감됐을 당시 서울구치소에서 같은 방을 썼던 재소자와 검찰 수사에서 리에게 거짓말 탐지기 검사를 했던 수사관도 증인으로 채택했다.
패터슨은 이날도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영화 하나(이태원 살인사건) 때문에 '누군가를 처벌하라'는 여론이 생기자 내가 희생양이 됐다"고 주장했다.
사건 발생 당시 검찰은 리를 살인범으로 보고 단독기소했지만 그는 1999년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최종 무죄를 선고받았다.
흉기소지·증거인멸 혐의로 기소돼 복역하다 1998년 사면된 패터슨은 검찰이 출국금지 기간을 연장하지 않은 틈을 타 1999년 8월 미국으로 도주했다.
패터슨은 2011년 미국에서 체포돼 지난해 도주 16년 만에 국내 송환됐다. 1심은 사건 19년 만인 올해 1월 패터슨을 진범으로 판단하고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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