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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심기 특파원) 삼성전자의 마케팅이 달라졌다. 제품의 스펙이나 기업 이미지를 직접적으로 강조하는대신 스토리와 메세지를 앞세워 소비자들의 호감을 사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일 뉴욕 맨해튼에서 열리고 있는 트리베카 영화제에 비경쟁 다큐멘터리 부문에 30분짜리 영상을 출품했다. ‘도전할 수 있는 기회(A Fighting Chance)’라는 제목의 이 다큐멘터리 등장하는 주인공은 이름도 낯선 아프리카와 남태평양 빈국의 아마추어 운동선수들이다.
‘아프리카의 스위스’로 불리는 인구 212만의 소국 레소토의 마라톤 선수 셰포마티벨리(24세), 남태평양의 섬나라 바누아투 공화국의 비치발리볼 선수 밀러 파타(27세), 도미니카공화국의 여자 복싱선수 예니비어구일린베니테즈(29세) 등이 다큐멘터리의 주연이다.
이들은 올림픽 무선부문 후원사인 삼성전자가 지난해 초 올림픽의 도전정신을 알리기 위해 ‘발굴한’ 인물들이다. 아직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지 못한 국가중에서 유망한 선수를 찾아서 체계적인 훈련을 받도록 지원해 지역 예선을 통과하도록 한 뒤 올 여름 열리는 브라질 리우 올림픽 본선에 출전시키는 게 1차 목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올림픽 후원사라는 취지에 맞는 스토리텔링 마케팅을 위해 지난해부터 추진해온 프로젝트”라며 “올림픽을 향한 도전정신을 삼성의 이미지와 연결시키는 게 목적”이라고 말했다.
마라톤 종목의 셰포마티벨리는 지난해 4월 대구 마라톤대회에 출전해 2시간15분39초의 기록으로 7위에 올랐다. 비치발리볼은 마라톤과 달리 아직 올림픽 본선 티켓을 확보하지 못했다. 전 세계 랭킹 16위까지 출전할 수 있지만 밀러 파타 조의 순위는 17위. 남은 기간동안 대회출전을 통해 세계 랭킹을 한 단계 끌어올려야 한다.
여자복싱 역시 내달 중국 대표와 경기를 해 이겨야 남은 1장의 본선 진출 티켓을 받을 수 있다. 이들은 올림픽 본선에 나가 자신의 속한 나라에 첫 올림픽 메달을 안기는 것을 목표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다큐멘터리에는 삼성 로고나 회사 마크가 등장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들이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내거나 혹은 본선에 진출하는 것으로도 열악한 조건을 극복한 도전자로서의 이미지를 삼성에 가져다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 마케팅이 달라진 또 하나의 사례는 지난 12일 뉴욕 맨해튼 삼성마케팅센터에서 열린 SUHD TV 출시 행사다. 이날 삼성은 IT분야 전문 매체 기자 150여 명을 초청해 테크 세미나를 개최했다. SUHD TV에 장착된 퀀텀닷 디스플레이의 작동원리와 향후 스마트TV UX이 발전방향, 사물인터넷(IoT) 허브로서 TV의 역할에 대해 설명회를 가진 것. 삼성 관계자는 “전문 매체를 통해 소비자들이 정확한 방식으로 화질을 평가하는데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된 행사”라고 설명했다. 과거 뉴욕 등지의 명소에서 많은 비용을 들여 화려한 이벤트로 기획했던 신제품 출시 행사와 ?180도 다른 방식이다.
삼성측도 “제품에 대한 기술적 이해를 돕는 전문 포럼형식으로 신제품 발표회를 연다는 것은 이전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마케팅 방식”이라며 “비용절감 뿐 아니라 마케팅 효과측면에서도 의미있는 시도”라고 말했다. (끝) /s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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