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통' 제임스 김의 승부수…신형 말리부 '게임체인저' 만드나

입력 2016-04-27 13:45  

신형 말리부 '구형보다 더 싼' 2310만원부터…SM6 가격 정조준



[ 김정훈 기자 ] 신형 말리부 2310만원부터.

제임스 김 한국GM 사장이 신형 말리부 가격을 기존보다 100만원 이상 낮추는 승부수를 띄웠다. 가장 낮은 트림인 LS 모델은 2310만원에 책정해 업계 예상치보다 200만~300만원 싸게 내놨다.

완성차 회사가 풀 체인지(완전 변경) 모델을 출시하며 구형보다 가격을 더 싸게 내놓은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지난해 1조원에 가까운 적자를 본 한국GM은 그만큼 신차에 사활을 걸었다.

제임스 김 사장은 27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올뉴 말리부 발표회를 열고 "말리부의 압도적인 제품력과 공격적인 가격 정책이 시장의 판도를 완전히 바꿔 놓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형 말리부는 미국 시장에서 먼저 출시된 9세대 차량이다. 국산차 중 유일하게 자연흡기 엔진을 버리고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터보 모델로만 구성했다.

쉐보레가 이날 공개한 신형 말리부 가격은 1.5L 터보 ▲LS 2310만원 ▲LT 2607만원 ▲LTZ 2901만원, 2.0L 터보 ▲LT 프리미엄팩 2957만원 ▲LTZ 프리미엄팩 3180만원이다. 최저 트림인 LS 모델은 전자식 주차 브레이크(EPB)와 버튼시동 스마트키를 옵션이 아닌 기본 사양으로 채택했으며, 동급 최대인 8개 에어백도 탑재했다.

김 사장은 말리부 가격을 사실상 동급 경쟁 차종인 쏘나타 가격으로 맞추면서 시장 판세를 뒤흔드는 '게임 체인저'로 만들겠다는 야심을 드러낸 것이다.

이에 따라 중형세단 후발주자였던 말리부가 브랜드 파워를 갖춘 쏘나타와 K5를 위협하는 히트상품으로 올라설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올해 가장 강력한 신차로 급부상한 르노삼성 SM6의 가격을 정조준해 정면 승부를 선언한 것으로 보여진다. SM6 1.6 터보는 2805만~3250만원이다.

한국GM 관계자는 "SM6 가격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쏘나타와 K5 같은 경쟁 차들의 가격까지 감안해 경쟁력 있게 잡은 것"이라고 말했다.

신형 말리부는 5월 중 본격 판매를 시작한다. 앞으로 말리부의 성과 여부는 쉐보레의 국내 영업을 총괄하는 김 사장의 경영 능력을 평가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주한 미국 기업인 중 '최고의 영업통'으로 꼽혀온 그는 올 초부터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여 스파크를 경차 1위 자리에 올려놨다. 한국GM에 합류하기 전 한국마이크로소프트(MS) 대표 및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 회장을 지낸 그는 비즈니스 능력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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