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정 금융부 기자) 기업 구조조정에 따른 자산 건전성, 핀테크(금융+기술) 확산에 따른 금융 환경 변화, 각종 국제회계기준 변경…. 은행들이 요즘 당면한 과제는 한 손에 다 꼽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그런데도 딱 한 가지 최우선 목표만 꼽으라면 비슷한 대답이 나옵니다. 바로 고객 수 증대입니다. 계좌이동제 확대 시행과 개인자산종합관리계좌(ISA) 도입 등의 현안이 큰 영향을 미쳤을 겁니다. 하지만 새로운 기술을 접목시켜 차별화된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내놓는 것도, 영업점 전략을 바꾸고, 임직원들의 수익성을 높이려는 노력도 결국 따지고 보면 모두 고객 수 증대를 통한 중장기 성장을 위한 것이라는 게 은행원들의 한결같은 설명입니다. 수년 전, 수십 년 전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최우선 목표라는 얘기죠.
‘어떻게 하면 고객 수를 늘릴 수 있을까’라는 고민은 여전한데 해법을 찾는 방법은 몇 년 새 크게 달라졌다고 합니다. 외부 컨설팅회사에 맡기지 않는다는 점에서 말이죠.
불과 2~3년 전만 해도 은행 내부에서 문제의식을 갖게 되고 해결해야 할 과제가 생기면 가장 먼저 컨설팅회사를 찾고는 했습니다. 주제도 다양했죠. 효율적인 영업점 운영 전략, 수익성 개선 방법, 인력 및 조직 재편 등 은행업 전반에 걸친 獰홴湧潔享윱求?
요즘엔 그렇지 않습니다. 풀어야 할 중장기적인 과제나 문제가 발생하면 일단 내부 태스크포스(TF)팀부터 꾸린다고 하네요. 필요에 따라 외부 전문인력의 자문을 구하는 방식으로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저금리 장기화로 갈수록 수익성이 악화하는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비용을 줄이려는 노력의 일환이기도 합니다. 여기에 외부 업체에 컨설팅을 맡기게 되면 직간접적으로 내부 자료와 축적된 정보들이 샐 수밖에 없는 점도 부담이라고 하네요.
근본적으로는 컨설팅업체의 전문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졌다는 게 은행권 실무자들의 얘기입니다. 한 시중은행 임원은 “주제를 정해서 외국계 컨설팅업체에 용역을 맡겼더니 각종 내부 자료를 산더미처럼 요청해왔다”며 “나중에 갖고 온 결과물을 보니 내부 은행 자료를 보기 좋게 정리한 수준에 그쳐 기대했던 통찰력도 없는 데다 실질적인 도움조차 되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액센츄어 등이 계약직과 인턴직 비중을 늘리는 현상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는 설명까지 곁들여서요.
또 다른 은행 실무자는 “시스템 통합 등 진단과 결과물이 명확한 분야는 컨설팅업체에 대한 의존도가 여전한데 오히려 경영·전략 부문에 대해서는 자체적으로 해결하려는 게 최근 트렌드”라고 귀띔하더라고요. (끝)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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