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 인턴제 참여 청년들 매년 20~30% 중도 탈락
지원금 줘도 떠나는 게 현실
장기적 비전 보여주거나 제대로 경력 쌓을 기회 줘야
김주완 경제부 기자 kjwan@hankyung.com
[ 김주완 기자 ] “고용노동부 공무원들도 우리에게 소개해주는 회사가 어떤 곳인지 잘 몰라요. 정부가 제공하는 일자리에 믿음이 가지 않네요.”
지난해 12월 기획재정부가 한국고용정보원에 의뢰해 작성한 ‘청년 고용대책 이행 사항 모니터링 및 실효성 제고 방안’ 보고서에 나온 청년 구직자의 심층면접 답변이다. 정부의 대표적 청년 일자리 사업인 ‘중소기업 청년취업인턴제’에 참여한 한 대학생은 “정부의 청년고용 대책은 고용 문제를 해결하는 데 효과가 없다”고 잘라 말하기도 했다. 2010년 도입한 중소기업 청년취업인턴제에 참여했다가 중도에 그만둔 비율은 매년 20~30%대에 달했다. 그만큼 이 정책이 청년실업 문제를 해결하는 데 미흡했다는 뜻이다.
정부가 27일 내놓은 ‘청년·여성 취업연계 강화 방안’의 핵심 대책인 ‘청년취업내일공제’ 사업은 중소기업 청년취업인턴제를 개편한 것이다.
중소기업에서 인턴을 마치고 정규직으로 전환한 다음 일정 기간 이상 근무하면 정부가 근로자에게 900만원의 지원금을 주는 것이 골자다. 기존에도 정규직으로 취업하면 장려금 명목으로 최대 300만원을 줬다. 지원금이 600만원 더 늘어난 것이다.
하지만 중소기업 청년취업인턴제를 통해 정규직으로 전환된 근로자 가운데 1년 이상 근무한 비율은 60%를 넘긴 적이 없다. 회사에서 주는 월급과 별도로 정부에서 지원금을 손에 쥐어줘도 중소기업을 떠나는 직원이 많다는 얘기다. 지난해 정부가 도입한 ‘중소기업 근속장려금’ 사업도 마찬가지였다.
근속기간 3년이면 300만원을 지급하겠다고 했지만 도입 첫해인 지난해 혜택을 받은 근로자는 418명에 불과했다. 결국 이 사업은 실적 부진으로 1년 만에 폐지됐다.
이규용 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무조건 돈을 많이 준다고 청년들이 중소기업에 계속 근무하지는 않는다”며 “중소기업 사업자가 어렵다면 정부라도 대신 나서서 청년들에게 중장기적인 비전을 보여주거나 제대로 경력을 쌓을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주완 경제부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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