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펀드 보수도 성과따라 더 내고 덜 낸다

입력 2016-04-27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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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공모펀드 활성화 방안

상담없이 펀드 가입 땐 판매 수수료 저렴
저축은행·농협·우체국 등 판매채널 확대



[ 안상미 기자 ]
올 하반기부터 공모펀드의 운용보수(수수료)가 수익률에 따라 달라진다. 투자자들은 펀드 수익률이 사전에 정한 목표치에 미달하면 운용 보수를 조금만 떼어줘도 된다. 대신 목표 수익률을 넘어서면 이익의 일정 부분을 성과보수로 지급해야 한다. 자산운용사는 수익률이 마이너스일지라도 매년 꼬박꼬박 보수를 떼간다는 원성을 투자자들에게서 들어왔다.

○보수 제대로 받으려면 수익률 높여야

금융위원회는 27일 열린 제3차 금융개혁추진위원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뼈대로 한 ‘공모펀드 활성화 방안’을 의결했다고 발표했다. 운용사 책임을 강화하고 펀드수익률을 개선해 투자자 신뢰를 높여야 쪼그라들고 있는 공모펀드시장이 다시 활기를 띨 것이란 판단에서다.


가장 큰 변화는 공모펀드의 수수료 체계가 사모펀드처럼 바뀐다는 점이다. 운용보수 외에 별도의 성과보수를 받을 수 있?최소 투자금액(개인 5억원, 법인 10억원) 기준을 없애고, 환매가 자유로운 증권투자펀드도 성과보수를 받을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정비하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수익률과 관계없이 사전에 정한 보수(연평균 0.5% 안팎)만 받을 수 있었다. 성과보수는 투자자가 펀드를 환매할 때 수익률을 기준으로 한다. 만기가 정해져 있는 부동산, 사회간접자본(SOC) 등 실물펀드는 펀드 결산 시점에 성과보수를 뗀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성과보수 적용 범위는 운용사가 자율적으로 정하는 게 원칙”이라면서도 “펀드시장이 성과보수로 과열될 가능성을 막기 위한 상한선은 정부에서 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펀드 유형별 성과보수 가이드라인은 하반기에 나온다.

업계는 이날 발표를 반기는 분위기다. 실력 있는 매니저들이 사모펀드로만 몰리는 문제가 해소되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박수진 한국투자신탁운용 마케팅기획본부장은 “성과보수라는 ‘당근’이 생기면 공모펀드 매니저들도 새로운 자극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 증권사 등 펀드 판매사를 겨냥한 ‘클린 클래스’ 펀드가 나오는 것도 새로운 변화다. 클린 클래스는 판매사가 취급하는 펀드 중 수수료가 가장 저렴한 상품이다. 투자자들이 별도 상담 없이 펀드 가입을 신청하면 자동으로 클린 클래스 펀드에 가입된다.

○농협, 우체국에서도 펀드 판매

서민금융기관으로 분류되는 저축은행 상호금융 우정사업본부 등에서도 펀드를 팔 수 있게 된다. 판매 채널이 다양해질수록 공모펀드시장에 보탬이 될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자산 3000억원,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7%, 자기자본 250억원 이상인 30개 저축은행과 자산 2000억원, 순자본비율 5%(신용협동조합 3%), 자기자본 250억원인 276개 상호금융(농협 신협 수협 등), 221개 우체국 등이 펀드 판매처로 새로 지정됐다.

운용사들이 자사 공모펀드에 일정액을 3년간 의무 투자하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운용사의 책임 운용을 독려하기 위해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회사 자산을 펀드에 넣도록 해야 성과가 낮은 펀드를 줄일 수 있다”며 “경쟁사 복제 펀드나 소규모 펀드가 감소하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자들이 펀드 정보를 손쉽게 비교할 수 있는 웹사이트(가칭 펀드다모아)도 개설하기로 했다. 최근 1년 수익률 상위 30개 펀드, 판매 보수가 저렴한 상위 5개 판매사 등 원하는 펀드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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