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 Insight] 이슬람 증권, 이자·불확실성·도박요소 '3無'

입력 2016-04-28 17:21  

Let's Master
이슬람 문화와 금융 (4) 증권·보험

알코올·돼지고기 등 금지상품 제조사 상장 못해
특수목적회사가 채권 발행…3·6개월마다 투자수익 지급
보험은 연대보증 방식 '타카풀'…가입자간 상호부조 형태로 구성




전통적 금융에서 증권시장이란 주식, 채권 등 금융상품이 발행·거래되는 시장을 말한다. 보험시장은 개인이나 기업의 우연한 손실을 회복하기 위해 필요한 금전적 보상을 목적으로 제3자인 보험회사에 자신의 위험을 이전하는 시장을 말한다. 이슬람 증권 및 보험시장도 같은 역할을 하지만 발행되는 증권이 샤리아에 부합해야 한다. 샤리아에 따르려면 이자와 불확실성, 도박 요소가 없어야 한다. 알코올, 돼지고기 등 하람(금지) 상품을 생산하는 기업의 증권도 제외한다. 위험 이전이라는 보험의 기능도 위험 공유라는 개념(이슬람 은행산업의 손익공유 개념과 비슷)으로 변경해야 한다.

증권시장에서 거래되는 증권을 채권, 주식, 뮤추얼펀드로 구분해 보면 채권은 실물자산과 그로부터 발생하는 현금흐름을 기초로 발행해야 하고, 이는 소유권을 표시하는 권리증서로서의 역할을 한다. 이를 수쿠크(이슬람채권)라고 부른다. 수쿠크는 기업 또는 정부가 발행하기보다 전통적 금융의 증권화 구조와 같이 독립적인 특수목적회사(SPV)를 통해 대리 발행 형식을 거친다. 자산을 보유한 원소유주가 자산을 SPV로 이전하고 SPV가 수쿠크를 투자자에게 발행, 그 발행 대금은 실물자산의 원소유주에게 귀속되고 투자자는 투자의 대가로 실물자산의 소유증서인 수쿠크를 교부받는다.

SPV는 수쿠크 보유자를 위해 실물자산을 운영해 그 수익을 3개월 또는 6개월 단위로 수쿠크 보유자에게 지급한다. 이것은 이자가 아니라 자산운영을 통한 수익금 형태이므로 이자 지급을 금지한 샤리아 원칙에 부합한다. 만기에는 수쿠크와 투자금을 교환하고 실물자산은 원소유자에게 반환하면 된다.

다음으로 이슬람에서 금지하는 하람에 해당하지 않는 상품을 제조하는 기업의 주식은 증권시장에서 자유롭게 거래된다.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에 위배되지 않는 상품을 생산하는 기업의 주식을 원활하게 거래하기 위해 미국 다우존스에서는 1990년대에 이미 다우존스 이슬람주식 인덱스를 만들어 거래하고 있다. 뮤추얼펀드나 부동산 리츠 펀드도 거래되는데, 거래 조건은 샤리아 원칙에 부합하는 투자방식을 따르는 펀드다. 이런 증권들은 뉴욕과 런던, 룩셈부르크 거래소에서 거래 중이다. 사우디아라비아(타다울) 및 두바이(나스닥 두바이) 증권거래소에서도 전통적인 증권과 함께 거래되고 있다.

이슬람 보험은 타카풀이라고 부른다. 타카풀은 아랍어로 연대보증을 뜻한다. 전통적 보험은 일정한 보험료를 대가로 자신의 위험을 독립적인 보험회사에 전가하고 사고 발생 시 금전적인 말瓚?받는 보험사-계약자 간 양자 계약이다. 타카풀은 보험에 가입한 집단 간에 공동체의식을 가지고 상호부조 형태로 보험료 풀(‘타카풀 풀’ 또는 ‘펀드’라고 한다)을 구성해 사고 발생 시 그 재원으로 보상하는 제도다.

보험회사는 단순히 타카풀을 운영하는 대리인 역할을 할 뿐이다. 따라서 보험 계약자와 타카풀 펀드 소유자가 동일한, 전통적 보험의 상호보험 형태다. 타카풀 운영 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뒨다. 먼저 보험회사인 운영자는 타카풀 펀드 가입자를 모집하고, 사고 발생 시 보험금을 지급하는 보험사업과 투자를 통해 펀드자산을 운용하는 투자사업을 수행하며 대가로 일정한 수수료를 받는 대리인 방식이 있다. 이를 와칼라 방식이라고 하며 중동지역에서 주로 사용한다. 다른 하나는 보험사업과 타카풀펀드 운영 수익에 대해 운영 계약 시 미리 정해진 비율대로 수익 분배를 받는 공동운영방식이다. 이를 무다라바 방식이라고 하며 주로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에서 사용한다.

최근에는 두 가지 방식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혼합방식을 통해 일정 수수료를 받고 나중에 운영수익이 발생했을 때 추가적인 수익배분권리를 갖는 방식을 많이 사용한다. 펀드 운영에서 손실이 발생해 보험금 지급에 문제가 생기면 운영자인 보험회사가 타카풀 펀드에 자금을 대여해 사고보상에 아무런 문제가 없도록 해야 한다. 이때 타카풀 운영자가 타카풀 펀드에 대여하는 자금을 ‘콰드하산’이라고 하는데, 이 자금은 이자가 없는 단순 대여금이다. 향후 보험사업 및 펀드 투자사업을 통해 잉여금이 발생할 경우 운영자에게 우선적으로 상환한다.

이 자금의 공급능력이 전통적 보험사의 지급능력을 나타내는 건전성 지표와 비슷한 운영자 평가지표로 사용된다. 통상 동남아지역에서는 생명보험인 ‘패밀리 타카풀’이 발전하고 있고, 중동지역에서는 손해보험인 ‘일반 타카풀’ 시장이 더 크다. 전통적인 보험회사와 마찬가지로 타카풀 운영자도 거대 보험금액 계약 등 보험인수능력을 확대하기 위해 타카풀 펀드의 보험계약에 대해 재보험인 ‘재타카풀’을 가입한다. 재타카풀도 타카풀과 마찬가지로 수수료 방식 또는 이익공유 방식으로 운영된다.

한국의 한 보험회사는 이슬람 보험시장 진출을 위해 작년에 두바이 현지사무소를 법인으로 전환, 영업을 개시하려는 노력을 보이고 있다. 이곳 시장의 성장 잠재력은 크지만 다른 산업분야와 마찬가지로 경쟁이 치열하다.

타카풀 운영회사보다는 위험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는 재타카풀 운영사를 설립하는 것이 초기 진출에 따른 위험을 관리할 수 있는 방안이다.

정영천 < 한양대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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