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오쇼핑 '구원투수' 허민회, 상품 차별화·모바일 투자 확대…실적부진 돌파

입력 2016-04-28 17:51  

김일천 현 대표는 CGV로
터키社 인수추진단장 맡아



[ 강진규 기자 ] 허민회 CJ제일제당 경영지원총괄 부사장(54·사진)이 실적 부진에 빠진 CJ오쇼핑에 구원투수로 투입됐다.

CJ오쇼핑은 28일 허 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에 선임했다. 허 부사장은 다음달 1일부터 CJ오쇼핑으로 출근해 업무를 시작할 예정이다. 허 부사장은 2012년 CJ푸드빌 대표에 올라 그룹 외식사업을 진두지휘했고, CJ그룹 경영총괄 부사장과 CJ올리브네트웍스 대표이사를 지냈다. 지난해 12월 CJ제일제당 경영지원총괄에 임명된 지 5개월 만에 다시 자리를 옮긴다.

CJ오쇼핑은 “유통채널 간 경계가 허물어지는 상황에서 허 부사장의 경영 노하우가 CJ오쇼핑의 미래 성장 전략을 추진해나가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선임 배경을 설명했다.

홈쇼핑 업계에서는 이번 인사가 CJ오쇼핑이 지난해 업계 4위까지 떨어지는 등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고 보고 있다. CJ오쇼핑은 지난해 취급액과 매출, 영업이익이 일제히 감소했다. 취급액은 전년 대비 3.7% 감소한 3조555억원을 기록했다. 취급액이 줄어든 것은 2007년 이후 처음이다.

허 부사장은 취임 후 회사의 모바일 전략을 다시 마련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CJ그룹 관계자는 “지난해 쿠팡 등이 주도한 모바일 쇼핑 혁신 경쟁에서 CJ오쇼핑이 크게 뒤처진 것이 사실”이라며 “양적 경쟁을 따라가기보다는 수익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사업 전략을 수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직매입 형태로 운영하는 자체상표(PB) 상품의 재고처리 문제도 허 부사장의 관심사로 꼽힌다. CJ오쇼핑의 지난해 재고자산은 600억원대로 경쟁사에 비해 3~4배가량 높은 수준이다. 이 관계자는 “무조건 PB 상품 수를 늘리기보다는 기획 단계에서 성공 가능성을 더 면밀히 따질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 일각에서는 허 부사장이 계열사를 돌며 CJ그룹의 3세 경영승계를 준비하고 있는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허 부사장이 CJ제일제당에 오기 전 대표이사를 맡았던 CJ올리브네트웍스는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인 이선호 CJ제일제당 과장(26)이 15.8%의 지분을 갖고 있어 경영 승계의 핵심 계열사로 꼽힌다. 한 재계 관계자는 “재무 전문가인 허 부사장이 CJ제일제당과 CJ오쇼핑 등 주력 계열사를 오가며 승계를 위한 재무구조 개선을 하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고 말했다.

김일천 CJ오쇼핑 대표는 CJ CGV로 자리를 옮긴다. 김 대표는 CJ CGV의 터키 마르스엔터테인먼트 그룹 인수추진단장을 맡는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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