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의 고된 창작 과정, 스크린에 옮겼죠"

입력 2016-04-28 18:22   수정 2016-04-29 05:12

예술적 영감 다룬 영화 주연 맡은 중국 인기화가 펑정지에
제주에서 민병훈 감독 만나 '아티스트 프로젝트' 협업
"직픔 속 여성은 영감의 상징"



[ 선한결 기자 ] “영화와 미술은 예술가의 감정과 생각을 대중에게 전달한다는 점에서 통합니다. 창작이란 보일 듯 보이지 않는 꿈속의 여인을 찾는 일과 같아요.”

서울 예장동 문학의집 서울에서 만난 중국 유명 화가 펑정지에(俸正杰·48·사진)는 이렇게 말했다. 그는 예술적 영감을 소재로 한 영화 ‘펑정지에는 펑정지에다’에 주인공으로 출연했다. 다음달 12일 영화의 국내 개봉을 맞아 방한한 그를 만났다.

펑정지에는 장샤오강, 정판즈 등과 함께 중국 현대미술의 대표 주자로 꼽히는 작가다. 강렬한 원색 배경에 사시(斜視) 여인 그림 연작이 유명하다. 회화 작업에 집중해온 그가 영상작가와 협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원래는 영화 작업을 할 생각이 없었습니다. 2013년 개인 작업실을 마련한 제주도에서 친구 소개로 민병훈 감독(47)을 만나 생각이 바뀌었죠. 민 감독이 예술가를 다룬 영화 연작 ‘아티스트 프로젝트’ 작업 중이었거든요. 예술가의 내면을 영상에 담는다는 이야기에 흥미가 생겼습니다.”

그는 그림과는 작업 방식이 다른 영화 촬영 과정에서 즐거움을 느꼈다고 했다. “그림을 그릴 땐 저 혼자 있습니다. 반면 영화는 많은 사람이 협력해 완성하죠. 창작 과정이 달라 좋은 자극이 됐어요. 모니터링을 할 때는 제3자가 돼 스스로를 바라보는 낯선 느낌이 재미있었습니다.”

영화는 영감이 떠오르지 않아 고민하는 화가 펑정지에의 모습에서 시작한다. 어느 날 그는 거리에서 우연히 한 여성과 스친다. 여성은 이후 작가가 가는 곳마다 모습을 드러내지만, 붙잡으려고 하면 잡히지 않는다. 펑정지에는 “영화 속 여성은 예술적 영감을 상징한다”며 “자신도 모르는 순간 떠올라 머릿속을 맴돌지만 이를 정확히 표현해내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까지 여성의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 이유다.

영화는 펑정지에가 이 여성을 찾아 헤매다 마주하기까지의 과정을 몽환적인 화면에 담았다. 막바지에는 작가의 그림 연작도 보인다. 하지만 펑정지에 개인에 대한 영화는 아니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 영화는 화가 펑정지에의 창작 과정을 기록한 다큐멘터리가 아닙니다. 감독의 시선으로 예술가의 내면과 창작 과정을 보여주지요. 한 여성의 얼굴을 그리지만 그 속에는 현대 중국사회가 담겨있는 제 그림 연작과 비슷한 겁니다.”

펑정지에는 그림을 한 곳에서만 그리지 않는다. 중국과 싱가포르를 오가며 작업하고, 제주도에도 종종 머문다. 올해부터는 전남 나주에서 레지던시를 운영하며 젊은 예술가들과 소통할 계획이다. 지금도 ‘여인’을 찾고 있는 걸까.

“그림을 그릴 때마다 새로운 영감이 필요하지는 않습니다. 영감을 얻고 이를 완전히 표현해내기 위해선 오랜 시간이 필요하거든요. 창작은 사랑과 비슷해요. 좋아하는 사람을 쫓아다니다 서로 만나고 결혼해 함께 살아가는 일련의 과정 말입니다. 첫 설렘은 사라지더라도, 행복한 마음으로 작업을 계속 발전시켜나가는 거죠.”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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