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급 인상·성과급 250%, 사외이사 추천권 등도 요구
생존 걱정하는 현대중공업
계열사 임원 25% 감축…신규임원 선임도 없어
[ 도병욱 기자 ]
현대중공업이 임원 25%를 줄이는 구조조정을 28일 단행했다. ‘수주절벽’으로 인한 일감 부족 현상이 눈앞에 다가오자 경영진부터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시작했다.
▶본지 4월27일자 A15면 참조
이런 상황에서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은 29~30일 상경투쟁을 하기로 결정했다. 임금을 올려달라는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해서다. 조선업계에서는 “노조의 무리한 요구를 수용하면 현대중공업은 더욱 심각한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3개월간 수주목표액 3%만 채워
현대중공업그룹은 이날 임원인사를 하면서 조선 관련 계열사 임원 25%를 줄였다고 발표했다. 현대중공업그룹 내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등 조선 관련 계열사 임원 250여명 가운데 60여명이 옷을 벗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규 임원 선임은 없었다. 회사 관계자는 “창사 이래 최악의 일감 부족 현상이 눈앞에 다가오는 상황”이라며 “임원부터 대폭 줄여 회사 생존을 위한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 경영진이 우려하는 것처럼 수주절벽은 심각한 상황이다. 현대중공업이 올 들어 수주한 선박은 여섯 척에 불과하다. 수주금액은 6억달러(약 6800억원)로,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70% 줄었다. 올해 초 목표로 세웠던 연간 수주액의 3%밖에 채우지 못했다.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일감을 의미하는 수주잔액은 1년 만에 20%가량 줄었다.
일감 부족이 현실로 다가오자 최길선 회장과 권오갑 사장 등 회사 경영진은 지난 26일 긴급담화문을 내고 “일감이 사라지고 있어 생존을 위해 뼈를 깎는 노력을 해야 한다”며 비용절감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겠다고 밝혔다. 휴일근무 및 매일 오후 5~6시에 하던 1시간 연장근로를 없애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정부는 27일 채권은행을 통해 현대중공업의 자구계획을 받겠다고 발표했다. 현대중공업이 처한 경영환경이 심상치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 임원들은 지난해 11월부터 임금 50%(사장단은 100%)를 반납하고 있다.
임금 더 올려달라는 노조
현대중공업 노조는 “살아남기 위해서는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는 경영진의 호소를 묵살하고 있다. 오히려 “임금을 올려달라”고 요구하고 있 ? 노조는 기본급을 9만6712원 올리고, 임금피크제 및 성과연봉제를 폐지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직무환경수당 인상, 노조의 사외이사 추천권 보장 등도 노조 요구안에 포함됐다. 매년 조합원 100명에게 해외연수 기회를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회사 측이 이런 요구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자 노조는 상경투쟁을 하겠다고 나섰다. 노조는 29~30일 1박2일 동안 서울역 앞 광장과 국회, 청와대 앞 등에서 시위를 벌일 계획이다. 노조는 28일 소식지를 통해 “현대중공업 노동자는 귀족 노동자가 아니다”며 “귀족 노조가 아니라는 사실을 정치권력과 서울 시민에게 알리기 위해 상경투쟁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조선산업 위기에 대해 “지난 2년간 조금 어렵다고 (회사가) 위기설을 퍼트려 끙끙 앓는 소리를 한다”고 폄하하면서 “구조조정을 하면 막아내겠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지난 25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매일 한 차례 이상 구조조정 반대를 위한 선전전 일정을 계획한 상태다.
조선업계에서는 현대중공업 노조 요구가 지나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회사가 생존 여부를 걱정하고 있는데 노조가 임금을 올려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며 “현대중공업이 노조 요구를 모두 수용하면 연간 약 3000억원의 비용을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데, 이 경우 회사는 위기의 수렁에 빠진다”고 말했다.
“귀족 노조가 아니다”는 노조의 주장도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현대중공업 직원들은 지난해 평균 7826만원의 연봉을 받았다. 비정규직 비율이 높은 여성 근로자를 제외하면 평균 연봉은 8032만 坪甄?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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