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창조과학부는 28일 오전 11시 러시아 동부 하바로프스크주 보스토치니 우주발사장에서 박일흥 성균관대 교수 연구진이 주도해 개발한 초고속섬광관측(UFFO) 패스파인더 우주망원경을 실은 러시아 로모노소프 위성이 성공적으로 발사됐다고 발표했다.
감마선 폭발은 은하 전체가 보유한 에너지를 수초에서 수분 동안 매우 짧은 시간에 분출하는 일종의 우주번개로, 하루에도 우주 전체에서 2~3차례씩 발생한다. 하지만 폭발이 매우 짧은 시간에 일어나 폭발하는 순간을 좀처럼 포착하기 어려웠다. 미국항공우주국(NASA)가 발사한 스위프트 감마선 폭발관측 위성도 폭발 후 1분 뒤부터 관측할 수 있었다.
박 교수 연구진이 주도한 국제공동연구팀이 개발한 이 우주망원경은 3년간 490㎞ 상공에 머물며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감마선 폭발후 1초~1분 순간을 관측할 예정이다. 먼저 X선 망원경이 감마선 폭발과 같은 짧은 섬광을 포착하면 1초 이내 광센서 일종인 초민감 강화전하결합소자(ICCD) 센서가 자외선과 가시광 영역에서 사진을 찍는 원리다. 한국을 비롯한 스페인, 대만, 러시아, 덴마크 연구진은 2009년 국제 공동연구단을 결성해 망원경 개발에 착수했다. 이 우주망원경은 2011년 준(準)비행모델, 2012년에 비행모델이 제작됐으며 지난해말까지 우주환경 시험과 위성과 조립을 진행했다.
특히 이날 이 우주망원경을 싣고 우주로 향한 로모노소프 위성은 러시아 보스토치니 우주기지가 준공된 뒤 처음 발사된 위성이다. 무게가 500㎏가 나가는 이 위성에는 UFFO 패스파인더 우주망원경 외에도 러시아의 극한에너지우주선 및 감마선 검출기가 실려 있다. 이 위성을 실은 소유즈 2.1a 로켓은 발사 직후 3단계 분리에 성공한 뒤 정상 궤도에 진입했으며 이날 오후 2시 7분쯤 최종 궤도에 안착한 뒤 지상과 교신에 성공했다.
과학자들은 감마선 폭발 초기 모습을 연구하면 우주 팽창의 비밀을 풀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감마선 폭발이 우주 거리를 측정하는 ‘표준 촛불’이 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표준촛불 이론은 촛불의 절대밝기가 같아, 밝기를 측정하면 촛불까지의 거리를 알 수 있는 것처럼 우주에서 표준 촛불이 있다면 그 촛불이 속해있는 천체까지 거리를 잴 수 있다는 이론이다. 만에 하나 감마선 폭발이 표준 촛불로 판명될 경우, 지금보다 훨씬 이전의 과거를 볼 수가 있어, 최초 별을 관측하는 등 우주 팽창의 역사 연구에 전환점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거대 질량의 별이 최후를 맞거나 블랙홀과 중성자별이 합쳐질 때 발생하는 중력파와 전자기파를 함께 관측할 수 있어 동시 관측 천문학 연구에 큰 전환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연구진은 UFFO 패스파인더 우주망원경이 관측한 자료를 국내외에 공개할 계획이며 2020년 2020년 더 큰 망원경을 추가로 발사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박일흥 교수는 ”NASA도 미처 포착하지 못한 감마선 폭발의 초기 순간을 최초로 관측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극한우주와 초기우주 연구에 새로운 지평을 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끝) /kunta@hankyung.com
한경+는 PC·폰·태블릿에서 읽을 수 있는 프리미엄 뉴스 서비스입니다 [한경+ 구독신청]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국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