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 송금? 무섭지 않다"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 인터뷰

입력 2016-04-29 11:24   수정 2016-04-29 13:52

(유하늘 IT과학부 기자) "헐...(카카오페이 송금은) 상당히 편리한 서비스가 될 것이다. 과연 토스는 어떻게 대항할 것인가!" "토스 시대도 가고~~~" "좋은 서비스인데 토스 입장에선 골치아프겠네요"

카카오톡 대화창을 통해 간편송금이 가능한 '카카오페이 송금' 서비스가 나온다는 기사에 제 페이스북 친구들이 보인 반응입니다. 카카오가 28일 '카카오페이 송금' 서비스를 출시하자 역시나 '토스'가 위기에 처했다는 우려가 여기저기서 나왔습니다.

토스는 비바리퍼블리카가 2015년 2월 출시한 간편송금 서비스입니다. 보안카드와 공인인증서 없이 상대방 계좌번호 또는 전화번호만 있으면 수 초 만에 이체할 수 있는 서비스로 주목받았습니다. 이번 달까지 토스를 통한 누적 송금액은 약 3000억원으로, 동종 서비스 중 최고액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날 출시된 카카오페이 송금 서비스는 인터페이스가 토스와 상당히 유사합니다. 특히 본인 인증 방식은 토스의 그것과 동일합니다. 토스는 1원을 이용자 계좌로 입금해준 뒤, 이용자가 이체내역 관련 정보(입금자명, 입금 시간)를 다시 입력하면 이를 대조하는 본인인증 방식을 씁니다. 카카오페이 송금도 같은 방법을 씁니다.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는 카카오의 송금 서비스 진출에 어떻게 대항할 계획일까요. 그를 직접 만나 ツタ응?간편송금 서비스 진출에 대한 생각을 물었습니다.

◆"카카오가 토스를 인정한 셈"
25일 서울 역삼동에 위치한 비바 사무실에서 기자와 만난 이 대표는 ‘카카오페이가 토스에 위협이 되지 않겠느냐’고 묻자 이렇게 말했습니다. "카카오가 토스를 베낀 셈이죠. 토스가 좋은 서비스라는걸 카카오가 증명해준 것이나 마찬가지라 기쁩니다."

그는 카카오톡과 비교할 때 토스의 강점은 '간단하고 가벼운 금융서비스 전용 플랫폼'이라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 대표는 "금융 플랫폼은 메신저등에 붙지 않고 단독으로 존재해야 한다"며 "카카오톡은 이미 여러가지 기능이 들어있고 거기에 송금까지 추가되면 메신저의 정체성이 불투명해진다"고 지적했습니다. 카톡에 금융기능까지 추가되면 '메신저가 메신저가 아니게' 된다는 것이죠.

"카카오톡에 이미 쇼핑기능이 있지만 쇼핑하고 싶을 때 카카오톡을 가장 먼저 켜진 않습니다. 사람들 머릿속에서 첫 번째 자리를 차지하는 플랫폼만이 살아남죠. 고객에게 더 좋은 가치와 기능을 제공하면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고 봅니다. 사람들에게 '금융은 토스'라는 인식을 심어주는데 집중할 겁니다.”

수익모델에 대해선 “송금 서비스 그 자체로 수익을 내는게 궁극적인 목표는 아니다”라며 “외화환전, 자산관리, 지급결제 등 은행이 하고있는 비즈니스에서 찾아나갈 것”이라고 했습니다.

◆"카카오 못 이기겠다면 들어오지 말라"
얼마 전 대기업 반열에 오른 카카오는 본격적으로 O2O시장을 공략하고 있습니다. 카카오택시(콜택시/고급택시) 카카오청구서(공과금 납부) 카카오플레이스(맛집 공유) 등을 이미 출시했고 조만간 미용실 예약, 홈클리닝 서비스에까지 진출할 예정입니다. 때문에 '같은 업종에서 경쟁하는 스타트업들이 카카오 등쌀에 투자가 끊겨 말라죽는다'는 얘기까지 나옵니다. 자본력과 마케팅 차원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한 스타트업에 투자자가 나타날 가능성은 낮기 때문입니다.

이 대표는 이를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해외에서 크게 성장한 스타트업들 중 이미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 진입해 성장한 곳이 많다"고 했습니다. 페이스북은 마이스페이스가 지배했던 시장에 뛰어들었고 우버도 수십년 이상 자리잡은 택시업계, 에어비앤비는 익스피디아 호텔스닷컴 등과 이겨서 우위를 차지했다는 겁니다.

그는 "경쟁이 큰 시장에서 더 큰 기회가 생긴다"며 "결국 핵심은 첫째, 얼마나 다른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느냐. 둘째, 얼마나 빨리 성장할 수 있느냐의 문제"라고 했습니다. 카카오가 같은 업종에 들어와도 그 팀이 유능해서 비교우위를 제공하고 성장하면 문제가 없다는 것이죠. 이 대표는 "(카카오를) 이길 수 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으면 하면 안된다"고 단호하게 말했습니다.

"토스가 뱅크월렛카카오를 이긴 게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죠. 편의성은 우리가 훨씬 낫다고 판단했어요. 문제는 성장전략이었는데 다양한 플랫폼 덕분에 마케팅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네이버 카카오만 있던 시절이라면 모르겠지만 지금은 페이스북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사실상 전 국민을 커버 가능한 MAU(월간 순 이용자)가 나오는 플랫폼이 여러 개 존재하니까요."

다만 아쉬움이 없진 않다고 했습니다. "카카오는 보유 자산을 가지고 할 수 있는게 엄청나게 많아요. 그런데 요즘들어 스타트업들의 아이디어를 사실상 '채어가는' 듯한 느낌이 들긴 합니다."

◆"역삼투압 정수기는 미네랄이 부족하다길래..."
인터뷰를 위해 비바 사무실에 막 들어섰을 때였습니다. 이 대표가 휴게실에 있는 정수기를 진지한 표정으로 유심히 쳐다보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띄었습니다.

나중에 이유를 물으니 "역삼투압 정수기 물에는 미네랄이 부족하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직원 건강 개선을 위해 어떻게 할까 고민중이었다"고 하네요. 기사를 작성하며 다시 연락해 보니 결국 생수통 정수기를 들여놨다고 합니다. 정수기 수질(?)에도 신경쓰는 꼼꼼한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런 집요한 모습을 발휘한다면 대기업과의 경쟁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끝) /sky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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