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근호 기자 ] 세계 제약업계에서 28일(현지시간) 하루에 세 건의 굵직한 인수합병(M&A) 소식이 나왔다. 이날 발표된 M&A 규모만 400억달러(약 45조원)에 이른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한동안 잠잠하던 제약업계의 M&A 불씨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진단법을 최초로 개발한 것으로 유명한 미국 제약사 애벗래버러토리스는 이날 미 의료기기업체 세인트주드메디컬을 250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 3년 전 애벗래버러토리스에서 분사한 애브비도 같은 날 암 치료 관련 줄기세포를 연구하는 미국 벤처기업 스템센트릭스를 58억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프랑스 최대 제약사 사노피는 미국 암 치료제 개발사 메디베이션을 인수하겠다며 이날 93억달러를 인수금액으로 제시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법인세 절감보다 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목적의 M&A”라고 설명했다. 애브비와 사노피는 새로운 암 치료제 확보를 위해, 애벗래버러토리스는 의료기기 부문 덩치를 키워 제품 경쟁력과 가격 협상력을 올리기 위해 M&A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M&A로 덩치를 키운 밸리언트의 몰락과 법인세 절감 목적으로 추진한 화이자의 엘러간 인수 불발 등으로 침체된 제약업계에 M&A가 다시 활발해질 것이란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FT는 “헬스케어 업체들이 막대한 현금을 쌓아놓고 있어 더 많은 M&A가 이뤄질 것으로 보는 전문가가 많다”고 전했다.
올 들어 세계 제약업계가 발표한 M&A 규모는 1211억달러(약 138조원)다. 정보기술(IT)업계(1458억달러)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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