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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상장업체 현직 대표가 차명 신주인수권(BW워런트) 거래로 수십억원을 불법 취득한 혐의로 검찰에 구속됐다. 직접적인 시세 조종 행위가 없었는데도 차명 워런트를 통해 보유 주식을 늘린 뒤 되판 것을 불법으로 판단한 것이다. 수년 전까지 대주주들이 워런트를 이용해 회사 지분을 늘리는 일이 만연했던 만큼 다른 업체들로도 수사가 확대될지 주목된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방검찰청 형사5부(부장검사 김도균)는 BW 워런트를 차명으로 헐값에 인수하는 방식으로 70억여원의 부당 이득을 취한 혐의(증권거래법 위반 등)로 코스닥 상장사 우리기술 대표 노모씨(50)를 최근 구속했다. 2000년 상장한 원자력제어계측기 및 로봇 개발 업체 우리기술은 최근 구글의 인공지능(AI) 프로그램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바둑 대국이 열리면서 '알파고 수혜주'로 주목받던 업체다.
검찰에 따르면 노씨는 2008년 7월 한신저축은행을 상대로 200억원 규모의 BW를 발행한 뒤 BW워 궉?신주를 인수할 수 있는 권리)만을 헐값에 대거 되사왔다. 워런트는 특정한 가격(행사가)으로 회사가 발행한 신주를 우선적으로 인수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증서다. 노씨는 차명으로 이를 사들인 뒤 이 워런트를 직접 행사해 본인의 회사 지분을 크게 늘린 뒤 고가에 되팔아 70억원대 부당이득을 얻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외국계 유명 투자회사로부터 회사 인수 자금을 차입한 것처럼 허위 신고한 혐의도 있다.
노씨는 이듬해 7월 9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이 회사 주식 180만주 주식을 추가로 취득하면서 최대주주에 올랐다. 노씨의 보유지분은 2007년 1%대에 불과했으나 이같은 과정을 거쳐 지분을 헐값에 확보했으며 지분을 50%대까지 확보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지분을 고가에 팔아 70억원 상당을 부당하게 얻은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그는 유상증자에 참여할 때도 사채업자로부터 인수 자금을 빌리면서 예금 등 자기 자금으로 투자한 것처럼 당국에 허위 신고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유상증자 자금을 갚기 위해 회사자금 18억원을 횡령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도 받고 있다. 이외에 공사대금을 부풀려 기업은행으로부터 17억원 상당을 부당으로 편취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도 있다.
검찰은 자체 첩보를 입수해 수개월간 집중적인 수사를 벌여 왔다. 검찰은 노씨를 상대로 추가로 가담한 혐의자는 추궁한 뒤 내달 구속 기소할 방침이다. 우리 기술은 검찰 수사가 시작된 뒤 대표이사를 노갑선씨로 변경한다고 최근 공시했다.
이번 수사를 계기로 BW 워런트 차명 거래에 관련한 수사가 더 확대될지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그동안 워런트 차명 킹》?수사를 받았던 회사들의 경우 직접적인 시세 조종을 함께 했던 경우가 대다수였지만 이번에는 주가 조작 행위가 없었는데도 차명 거래를 문제 삼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당시 BW 워런트는 대주주들이 지분을 싼값에 늘리기 위해 만연하게 사용됐었다"며 "수사가 확대될 경우 문제가 될 회사들이 많을 것"이라고 전했다.
정소람/김인선 기자 r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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