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 퍼터 잡은 허미정…5개홀 연속 '버디쇼'

입력 2016-04-29 18:03  

텍사스슛아웃 1R 단독 선두
상위 10위권에 한국 선수 7명



[ 이관우 기자 ]
공동 2위 저리나 필러(미국)가 없었으면 순위표 상단이 모두 태극기로 장식될 뻔했다. 상위 7명 중 6명이 한국인이다. 29일 개막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텍사스슛아웃도 ‘K파티’가 될 공산이 커졌다. 이 경우 한국(계) 선수가 시즌 개막 석 달 만에 10승을 휩쓸게 된다.

이날 미국 텍사스주 어빙의 라스콜리나스CC(파71·6462야드)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허미정(27)이 5언더파 66타를 쳐 단독 선두에 올라섰다. 유소연(26·하나금융그룹) 지은희(29·한화)가 4언더파로 필러와 함께 공동 2위, 양희영(27·PNS) 김세영(23·미래에셋) 신지은(24·한화)이 3언더파 공동 5위에 자리했다. 2언더파 공동 9위에 오른 전인지(22·하이트진로)를 포함하면 7명의 한국 선수가 10위권에 포진했다.

10번홀에서 경기를 시작한 허미정은 전반 15번홀부터 후반 1번홀까지 5개홀 연속 버디를 쓸어담는 ‘버디쇼’를 연출하며 순위표 맨 윗자리를 꿰찼다. 5번홀(파4)에서는 보기를 범했지만 곧바로 8번홀(파4)에서 버디로 만회하며 16개월 만에 통산 3승에 도전할 발판을 마련杉? 투어 8년차인 허미정은 2009년 세이프웨이클래식과 2014년 요코하마타이어클래식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대회장에서 차로 35분가량 떨어진 곳에 살고 있는 허미정은 34개 대회 만에 집 근처에서 열린 대회에 출전했다. 심리적으로 편안한 상태인 데다 익숙한 코스여서 좋은 성적을 기대하고 있다. 허미정은 경기 후 “아버지의 조언대로 즐기면서 치려고 노력했다”며 “쉽진 않겠지만 남은 라운드에서도 경기를 최대한 즐기겠다”고 말했다. 허미정은 5년 전에 쓰던 퍼터를 다시 들고 나와 퍼터 교체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그는 “샷이 좋지 않았고 어드레스도 불편했는데 퍼팅이 정말 잘됐다”며 “퍼팅 덕분에 5개홀 연속 버디를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올 시즌 개막전 우승으로 기세를 올린 김효주(21·롯데)는 극심한 샷 난조로 예선 탈락 위기에 몰렸다. 4오버파 75타로 렉시 톰슨(미국)과 같은 공동 105위다.

2013년 창설한 이 대회는 LPGA투어에서 유일하게 2라운드와 3라운드에서 두 차례 예선 탈락자를 추린다. 이 대회에서 두 번 우승한 박인비(28·KB금융그룹)는 손가락 부상 치료를 위해 출전하지 않았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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